최근 강원 지역에서 발견된 무인기가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가운데 해당 무인기가 우리나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를 공중에서 촬영했던 것으로 밝혀져 북한 무인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군 당국은 “강원 인제군의 한 야산에서 9일 발견된 무인기에서 사드기지인 성주골프장(경북 성주군) 일대를 2∼3㎞ 높이의 하늘에서 촬영한 사진 10여 장이 발견됐다”고 13일 밝혔다. 일부 사진에서는 사드 발사대가 흐릿하게 찍힌 사실도 확인됐다.

 

북쪽에서 출발해 내려오던 무인기는 성주골프장을 거쳐 이곳의 남쪽 수㎞ 지점에서 방향을 틀어 올라오면서 입력된 프로그램대로 정교하게 촬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쪽으로 돌아가다 연료가 떨어져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무인기가 우리나라 하늘을 수백㎞ 넘게 비행하는 동안 군 당국이 이를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에 설치된 대부분의 레이더는 큰 비행체를 탐지하는 데 쓰인다. 폭이 3m가 안 되는 작은 무인기가 이 레이더에 잡히지 않았던 것.

 

무인기에 폭탄이나 생화학무기를 탑재하면 테러용로 쓰일 수 있어 북한 무인기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북한은 정찰 및 공격용으로 300여 대의 무인기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군 당국은 북한 무인기의 침투를 막기 위해 무인기를 탐지할 수 있는 신형 레이더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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