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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문예상 5월 문예상 후보/ 산문]신발과 나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7-05-29 22:4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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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현(경기 오산시 운천초 4)

[2017 문예상 5월 문예상 후보/ 산문]신발과 나

내 신발은 검은색과 파란색으로 된 체크무늬이고 바다를 닮았다. 나는 이 신발을 2년 전에 만났다. 축구를 하다가 신발을 아프게 한 적이 있다. 쓰러져서 신발의 밑 부분이 조금 찢어졌기 때문이다. 다행히 신고 다니기에는 부족하지 않았지만 신발은 많이 아팠을 것이다.

 

얼마 전에 이집트 룩소르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4분짜리 짧은 영화를 보았는데 신발 이야기가 나왔다. 한 소년이 슬리퍼가 떨어져서 이렇게도 기워보고 저렇게도 기워보지만 너무 손상된 곳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포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는 한쪽 발은 맨발로 다니는데 너무 가슴이 아파 내가 신던 신발을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소년은 역 근처의 인파 속에서 또래 친구가 아빠와 엄마랑 함께 지나가는 모습을 보았다. 친구는 검정색 구두를 신고 있었다. 친구는 기차를 타다가 신발 한 짝을 떨어뜨린다. 소년은 한쪽 신발이 없어서 발이 아팠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친구에게 떨어트린 한 짝을 던져주기 위해 기차를 따라 달린다.

 

소년은 기차가 멀어지는 순간에 신발을 던져주지만 친구가 받지 못해 땅에 떨어진다. 기차에 탄 친구는 기차를 따라 달리면서 신발을 주기 위해 애쓰는 소년을 보고 감동을 받아 자신의 한쪽 신발을 벗어서 힘껏 던져주었다.

 

나는 두 친구가 서로 신발을 양보하는 모습을 보고 눈물이 핑 돌았다. 신발이 떨어져도 사지 못하고 맨발로 다닐 만큼 가난하지만 친구를 위하는 소년의 모습은 너무 아름다웠다.

 

봄이다. 축구하러 다시 운동장으로 나갈 때가 왔으니 나는 신발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해야 한다. 고마워, 내 신발. 네가 없으면 영화의 소년처럼 맨발로 다니게 될 텐데 내게 와주어서 너무 고마워.

 

내 인사에 신발도 활짝 웃으며 인사를 한다. “열심히 달리렴. 내가 네 발을 보호해 줄게.”

 

들리지는 않았지만 바다를 닮은 내 친구 신발은 틀림없이 그렇게 말했을 것 같다.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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