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대 20년까지 썩지 않고 환경호르몬을 배출해 환경을 파괴하는 비닐봉지를 꿀벌부채명나방의 애벌레가 먹어치운다는 연구가 나와 화제다. 스페인 칸타브리아대와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이 “꿀벌부채명나방의 애벌레가 폴리에틸렌 성분의 비닐봉지를 먹고 분해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최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발표한 것. 꿀벌부채명나방 애벌레처럼 인간이 만든 쓰레기를 분해하는 생물이 있다. 쓰레기를 분해하는 이로운 생물들을 알아보자. 》

 

음식물 쓰레기를 먹는 동애등에 애벌레. 충북곤충자원연구소 제공

    음식물 쓰레기 ‘냠냠’

 

동애등에의 애벌레는 음식물 쓰레기를 먹어치운다. 파리목 곤충인 동애등에의 애벌레는 번데기가 되기 전 양분을 모으기 위해 음식물 쓰레기는 물론, 가축의 배설물이나 동물의 사체 등을 먹는다. 약 1㎏의 동애등에 유충은 이틀 안에 음식물 쓰레기 2㎏을 먹어치운다.

 

음식물 쓰레기에는 염분(소금 성분)이 많아 그대로 밭에 뿌려 퇴비로 쓸 수 없다. 염분이 많은 퇴비는 오히려 식물의 수분을 ‘쪼옥’ 빨아들여 식물을 말라죽게 한다. 그러나 동애등에 애벌레가 먹고 소화시켜 배설한 음식물 쓰레기는 염분 함량(포함하고 있는 양)이 약 1%로 낮아 퇴비로 사용할 수 있다.

 

동애등에는 하수구, 재래식 화장실 등 열악한 환경에서도 살 수 있는 강한 생명력을 지닌 데다 한 번에 수백에서 수천 개의 알을 낳는 등 번식력이 좋아 키우기도 좋다.

 

국내에서는 충북도농업기술원과 농업기술연구회사인 충북곤충자원연구소 등에서 동애등에를 활용한 음식물 쓰레기 처리법을 연구하고 있다. 충북곤충자원연구소는 최근 청주시와 농촌진흥청의 지원을 받아 동애등에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을 만들었다. 이곳에서는 하루 약 1t(톤)의 음식물 쓰레기가 분해된다.

 

방사성 물질을 흡수하는 미생물 가상도.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방사성 물질도 문제없어!

 

최근 국내 연구팀이 방사성 물질로 오염된 물 속에서 스스로 돌아다니며 방사성 물질을 먹어 분해하는 미생물을 개발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생명공학연구부 전종호 박사 연구팀과 서울시립대 최용준 교수팀은 공동 연구를 통해 30분 안에 액체 속 방사성요오드를 99.9% 제거하는 정화기술을 개발해 지난달 발표했다. 연구팀은 ‘데이노코쿠스 라디오두란스’라는 미생물을 활용했다. 이 미생물은 사람보다 방사선에 약 1300배 강하다. 사람의 경우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양의 방사선을 쪼여도 이 미생물은 생명에 지장이 없다.

 

연구팀은 방사선에 강한 이 미생물의 몸 안에 방사성요오드에 ‘착’ 달라붙는 아주 작은 금 입자를 넣었다. 이 미생물이 방사성 물질로 오염된 물을 마시면 몸 안에 있는 금 입자가 방사성요오드를 붙잡아두는 방식. 미생물이 방사성 물질을 모두 흡수한 뒤에 물에서 이 미생물만 걸러내면 오염된 물을 정화할 수 있는 것이다.

 

커피 찌꺼기를 분해하는 버섯. 주양제이앤와이 제공

   

커피찌꺼기에서 버섯이 ‘쑤욱’

 

서울시는 프랜차이즈 커피업체 등과 협의를 통해 커피 찌꺼기를 버섯 재배에 활용하고 있다. 서울시에서만 커피 찌꺼기가 매일 140t(톤) 가량 발생하는데, 이를 일부 재활용해 버섯을 재배하는 것.

 

일반적으로 버섯은 통나무나 톱밥을 이용해 재배하는데, 이를 커피 찌꺼기로 대체할 경우 버려지는 커피 찌꺼기 양도 줄일 뿐만 아니라 질소, 인 등 커피 찌꺼기에 남아있는 영양 성분을 버섯이 흡수해 잘 자라게 된다.

 

▶서정원 기자 monica89@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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