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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눈높이 사설]중국인과 오불관언(吾不關焉)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7-05-14 21:5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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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웨이하이 시 터널에서 화재가 일어난 모습(위쪽)과 화재 수습 현장. 신화통신뉴시스

 

 

한 농부가 개와 고양이를 한 마리씩 길렀다. 쥐들이 집 안 곡식을 축내는 동안 게으른 고양이는 놀기만 했다. 어느 날 참다못한 개가 쥐를 모조리 잡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던 고양이가 죽은 쥐를 쌓아 놓고 환호하고 있을 때 마침 농부가 돌아왔다. 농부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상으로 줬고 쥐를 잡느라 피곤해 잠시 잠이 든 개를 발로 뻥 찼다. 이는 예로부터 중국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다. 선행(착한 일)을 하고도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중국인의 사고가 그대로 드러난다.

 

1999년 중국에 취재차 처음 갔을 때 교통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가 머리에 피를 흘린 채 도로에 쓰러져 있는데도 지나가는 사람들이 모두 구경만 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교통정리를 하던 경찰관 역시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았다. 구급차가 올 때까지 그는 그대로 방치됐다. 중국에서 이런 일은 다반사다. 6년 전 중국 항저우에서는 호수에 빠진 여자 어린이를 보고도 사람들이 구경만 하자 우루과이 여성 관광객이 뛰어들어 구해 중국 언론의 찬사를 받았다.

 

이런 오불관언(吾不關焉) 현상은 중국 언론도 자주 비판한다. 오불관언이란 어떤 일에 상관하지 않고 모른 체하는 태도를 나타내는 한자성어. 하지만 *개혁개방 이후 개인주의가 확산되면서 개선은커녕 되레 심해지고 있다.

 

중국 산둥 성 웨이하이 시 터널에서 최근 일어난 통학버스의 화재 사고로 한국과 중국 유치원생 11명이 숨졌다. 인터넷에 오른 사고 장면을 보며 누리꾼들은 “지나가던 운전자가 잠시 멈추고 밖에서 창문만 깨줬더라도 모두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며 중국인의 시민의식 부재(있지 않음)를 아쉬워한다. 이 때문일까.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는 이례적으로 유족을 위로하고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

 

중국은 이번 기회에 ‘남의 일에 참견 마라’는 뜻의 한자성어 ‘별관한사(別管閑事)’를 추방하는 운동을 벌여 보면 어떨까.

 

동아일보 5월 11일 자 하종대 논설위원 칼럼 정리

 

※ 상식UP

 

개혁개방: 1980년대 중국에서 경제를 살리기 위해 해외 자본과 기술을 들여오고, 농민과 기업의 자율성과 효율성을 높인 정책. 중국의 정치가인 덩샤오핑이 이끌었다.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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