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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눈높이 사설]윤동주의 부끄러움과 부활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7-04-30 21:5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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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윤동주(왼쪽)와 윤동주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동아일보 자료사진
 
 

‘나는 무얼 바라/나는 다만, 홀로 침전(沈澱·가라앉음)하는 것일까?/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시(詩)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윤동주·‘쉽게 씌어진 시’에서)

 

시인 윤동주는 1917년 만주 북간도에서 태어났고, 광복 6개월 전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28년의 생애를 마쳤다. 열다섯 살부터 시를 썼으나 시집은 세상을 떠난 뒤에야 출간됐다. 삶이 짧았기에 안타깝고도 애틋한 시인이다.

 

올해는 시인 윤동주의 탄생 100년을 맞는 해다. 사후 70년이 지나 저작권(창작물을 만든 사람이 갖는 권리)
이 풀리고 지난해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복간본(출판이 중단되거나 폐지된 출판물을 다시 출판한 것)이 나오면서 윤동주 열풍은 뜨겁다.

 

김응교 숙명여대 교수가 지난달 108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윤동주를 왜 좋아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결과가 흥미롭다. 답변은 ‘시가 좋아서’(73.8%)가 1위로 압도적이었다. 이 답변은 물론 윤동주 시를 좋아한다는 얘기지만, 눈길을 끄는 응답은 또 있다. ‘윤동주 시가 내 삶에 끼친 영향이 있다면’이라고 묻고 주관식으로 적도록 한 데 대해 한 사람은 이렇게 적었다. “이과생이어서 글 하나 제대로 못 쓰는 사람인데 이분의 시 덕분에 시를 정말 좋아하게 되었어요.”

 

스마트폰을 터치하기만 하면 나오는 동영상과 게임으로 가뿐히 밤새울 수 있을 것 같은 세상에 ‘시가 좋다’니!

 

윤동주는 그토록 모진 시대에 자신의 시가 쉽게 씌어지는 게 부끄럽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독자들은 시가 쉽게 씌어지지 않는다는 걸 안다. 70여 년 전 세상을 떠난 시인이 지금도 이름이 불리고, 문학이 힘없어 보이는 시대에 시를 읽고 쓰는 사람들이 이어지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동아일보 4월 27일 자 김지영 문화부 차장 칼럼 정리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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