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관광공사가 ‘무슬림(이슬람교 신자) 관광객’을 모아 중국인 관광객의 빈 자리를 채우자는 방안을 내놓았다. “17억 무슬림 관광객을 끌어오기 위해 기도실이나 무슬림 친화식당 등 시설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 우리나라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하기로 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 정부는 3월 이후로 한국 단체 관광을 금지했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급격하게 줄어든 것. 이에 우리 정부는 중국의 총 인구(약 14억 명)보다 많은 무슬림 인구를 끌어들여 국내 관광산업을 활성화시키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무슬림 관광객은 98만 명으로 2015년 77만 명에서 무려 33% 늘었다. 무슬림 관광객들을 우리나라로 이끌기 위한 국내 관광업계의 노력에는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자. 》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무슬림 관광객들이 한복을 입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뉴시스

   

엄격한 율법 따른 음식

 

무슬림들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만들어진 음식을 ‘할랄(허용된 것)’이라 부르며 이 음식만을 먹는다. 고기 가운데서는 단칼에 목숨을 끊어 동물의 고통을 최소화한 양, 소, 닭고기가 할랄에 속한다. 반대로 돼지, 개, 고양이 고기와 잔인하게 잡은 고기는 ‘하람(금지된 것)’으로 분류해 먹지 않는다.

 

깐깐하게 지켜야 할 것이 많은 무슬림들은 식사도 아무 곳에서나 하지 않는다. 실수로 음식을 잘못 먹었다가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을 어기게 되기 때문. 이에 따라 한국관광공사는 할랄 식재료로 음식을 만드는 ‘무슬림 친화 레스토랑’을 선정해 소개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135개의 무슬림 친화식당이 있다. 무슬림식 음식을 파는 식당은 물론, 김밥이나 삼계탕 닭갈비 등 우리 음식을 할랄 재료로 만들어 파는 식당도 많다.

 

무슬림 친화식당에서 판매하는 ‘할랄 삼계탕’. 한국관광공사 제공

   

하루 5번 기도해요

 

모든 무슬림은 하루에 5번 이슬람교의 창시자(처음 만든 사람) 무함마드가 태어난 곳인 메카(현재 사우디아라비아)를 향해 기도를 올린다. 기도를 할 시간이 되면 무슬림들은 길거리나 쇼핑센터에서도 메카를 향해 기도를 한다.

 

무슬림들의 기도는 ‘관광 중’이라고 해서 예외가 없다. 무슬림 관광객들이 자주 방문하는 서울 롯데월드, 코엑스는 물론 강원 춘천시 남이섬,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등 관광 명소에서는 이들이 편히 기도를 할 수 있도록 기도실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메카의 방향을 일러주는 안내표지와 함께 무릎을 꿇을 수 있는 양탄자나 방석 등을 둔 것.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서울 이태원 일대에서는 자체적으로 작은 기도실을 마련한 숙박업소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서울 롯데월드의 무슬림 기도실. 롯데월드 제공

   

무슬림 맞춤 지도 나와요

 

한국 이슬람교 중앙회(서울 중앙성원)가 위치해 있어 무슬림 관광객이 자주 찾는 서울 용산구는 “할랄 서비스를 한 데 모은 ‘할랄 지도’를 8월 중 완성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이 지도에는 용산구 내 할랄 식당의 위치와 판매하는 메뉴는 물론 기도실의 위치, 쇼핑할 만한 곳과 머물기 좋은 숙박업소 등에 대한 정보가 실릴 예정이다. 무슬림 관광객들은 이 지도만 가지고 있으면 어느 곳에서 어떤 음식을 먹고 기도시간에 맞춰 어디로 이동하면 될 지도 모두 계획할 수 있는 것.

 

▶서정원 기자 monica89@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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