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덩이 미세먼지 퇴치법
스모그프리타워 |
《 미세먼지로 우리나라 대기오염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세계 주요 도시의 대기오염 실태를 보여주는 애플리케이션 ‘에어비주얼’에 따르면 지난 21일 서울은 인도의 수도 뉴델리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대기오염이 심각한 도시로 꼽혔다. 중국에서 엄청난 미세먼지가 이른 봄에 북서풍을 따라 우리나라로 들어오는데다 최근 강한 바람이 불지 않아 탁한 대기가 한 자리에 머무르는 현상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지름 10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분의 1m) 이하의 먼지를 뜻하는 미세먼지는 매우 작아서 코털과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까지 깊숙이 침투해 호흡기 및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한다. 특히 초미세먼지(지름 2.5μm 이하 먼지)는 뇌에 들어가 세포를 손상시켜 알츠하이머(치매)와 같은 뇌질환도 일으킬 수 있다. 인간은 무시무시한 미세먼지를 없애기 위해 어떤 방법을 동원하고 있을까. 》
경기도청의 인공 강우 실험 계획을 나타낸 그림. 경기도청 제공 |
미세먼지 안고 주룩주룩 내려요
미세먼지는 빗물에 잘 씻겨 내려간다. 비가 2㎜ 내리면 미세먼지 양이 6% 줄고, 6㎜ 내리면 20% 준다. 인공적으로 비를 내리게 해 미세먼지를 없애는 시도가 이뤄지는 이유다.
경기도청은 올해 3차례 서해안 지역에서 다목적 항공기를 띄워 비를 만듦으로써 수도권에 미세먼지를 없애는 실험을 하겠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그럼 비는 어떻게 만들까? 구름 속 수증기가 커지고 무거워진 끝에 땅으로 떨어지는 것이 비. 비행기, 로켓, 열기구 등을 이용해 하늘에서 요오드화은이나 액체질소처럼 수증기가 잘 달라붙는 물질을 뿌리면 이 물질을 중심으로 큰 수증기 덩어리가 생긴다. 이 수증기가 커다란 빗방울이 되어 내리는 것.
지난해 미국 사막연구소는 드론(무인기)으로 네바다 주에 있는 사막 위 하늘에 요오드화은을 뿌려 비를 내리게 하는 데 성공했다. 드론을 이용하면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원하는 곳에 정확히 요오드화은을 뿌릴 수 있다.
미국 사막연구소의 드론이 인공적으로 비를 만드는 모습. 사막연구소 제공 |
‘윙’ 날아 제거해요
아예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임무를 띤 특수 드론을 만들기도 한다.
중국 정부는 2014년부터 중국 군수업체 AVIC와 함께 미세먼지를 응고시키는 화학물질을 뿌리는 드론을 개발 중. 응고된 미세먼지는 비처럼 땅으로 떨어진다. 드론 하나가 하늘에서 화학물질 700㎏을 뿌리면 반경 5km의 미세먼지가 제거된다는 것. 그러나 화학물질로 인한 2차 피해와 땅으로 떨어지는 미세먼지를 해결하는 방법을 마련하는 숙제가 남아있다.
미세먼지 제거 필터를 실은 드론 수백 대를 띄워 대기 중 미세먼지를 없애자는 제안도 나온다. 하늘에 열기구 형태의 드론 충전소를 설치해 드론들이 수시로 이곳에서 충전하며 계속 미세먼지를 제거하도록 하는 것.
미세먼지를 응고시키는 물질을 뿌리는 중국의 드론. 차이나데일리 |
찌릿하게 잡아요
땅에서는 정전기를 일으켜 미세먼지를 잡는 시도도 이뤄진다. 정전기를 띤 풍선이나 종이 표면에 먼지가 잘 달라붙는 원리를 이용한 것.
네덜란드의 스모그프리타워. 인해비타트 |
네덜란드 디자이너 단 로세하르데는 7m 높이의 건물 ‘스모그프리타워’를 네덜란드의 로테르담에 설치했다. 건물 꼭대기에서 공기를 빨아들인 뒤, 15㎛ 이하의 먼지만 양전하(+전기)를 띠게 만든다. 이 미세먼지는 건물 속에 음전하(-전기)를 가진 금속판에 달라붙게 되어 손쉽게 제거된다.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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