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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직업 24시] [이 직업 24시]나의 힘은 무표정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7-02-26 21:3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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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의 황제’ 진종오를 만나다

동아어린이기자인 동안초 5학년 오예환 양(왼쪽)과 안산중앙초 4학년 이호준 군(오른쪽)이 진종오 사격선수를 만났다
 
 

지난해 브라질에서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여름올림픽 50m 권총 결선. 선수들이 각각 20발을 쏘는 이 경기에서 우리나라 진종오 선수는 9번째 발이 6.6점(만점 10.9점)에 그치는 결정적 실수를 했다.

 

8명 중 그의 순위는 순식간에 7위로 곤두박질쳤다. 표정하나 변하지 않은 그는 연달아 9점, 10점대를 쏘면서 대역전극을 펼쳤다. 193.7점.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딴 것이다. 우리나라 선수론 처음으로 올림픽의 한 종목에서 금메달을 연거푸 3회나 거머쥔 기적을 일궈냈다.

 

이런 공로로 진 선수는 최근 대한체육회가 매년 뛰어난 체육인에게 주는 ‘대한체육회 체육상’의 최우수상을 받았다. 스포츠를 좋아한다는 동아어린이기자 오예환 양(경기 안양시 동안초 5)과 이호준 군(경기 안산중앙초 4)이 24일 경기 화성시에 있는 경기종합사격장으로 출동해 그를 만났다.

 

지난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50m 권총 경기에서 조준 중인 진 선수. 동아일보 자료사진
 
 

집중, 집중, 집중

 

오 양이 “올림픽 결선에서 6.6점을 쐈을 때 어떤 심정이었나요”라고 묻자, 진 선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했다.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경기 전부터 긴장했어요. 번지점프대에서 뛰어내리기 직전의 심정이었지요. 오히려 6.6점을 쏘니 ‘집중하라는 뜻이군. 끝난 게 아니니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더 몰입했어요.”(진 선수)

 

“긴장되는 순간에서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비결이 뭔가요”라고 이 군이 물었다. 그는 “포커페이스(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무표정)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점수에 따라 웃거나 반대로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면 덩달아 정신상태도 그렇게 되며 흔들린다는 것.

 

병실도 ‘사격장’

 

진 선수가 늘 승리 속에서 살아온 것은 아니다. 사격을 시작한 고등학교 때는 교통사고로 쇄골이 부러졌고, 대학 시절엔 어깨에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다. 어깨와 쇄골은 총을 드는 데 중요한 부분.

 

“사격을 포기하게 될까봐 속상했어요. 감을 유지하려고 입원실 천장과 벽 곳곳에 표적지를 붙여놓고 누운 채 손으로 조준훈련을 했지요. 퇴원 후에는 밥 먹는 시간을 줄이며 하루 200발씩 쏘며 부족한 연습량을 메우려 했어요.”(진 선수)

진 선수는 “집중력을 키우려고 틈날 때마다 책을 읽는다”면서 “주위가 시끄러워도 책에 빠져들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진종오 선수가 어린이동아 독자에게 보낸 사인
 
 

장난감 총이 시작

 

2020년 일본 도쿄올림픽에서 그는 올림픽 4연패에 도전할까? 안타깝게도 불가능해졌다. 국제사격연맹이 도쿄올림픽부터는 남자 권총 50m 종목을 아예 없애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진 선수는 “메달을 따는 것이 올림픽에 나가는 유일한 목표는 아니다”라면서 “사격종목이 있는 한 계속 올림픽에 도전할 것”이라며 웃었다.

 

그는 초등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해보라”라고 조언했다.

 

“사람에게는 저마다 잘하는 것이 있어요. 저는 초등생 때 장난감 총을 갖고 놀다가 사격에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됐지요. 여러 경험을 해보면 나만의 재능을 발견하는 순간이 옵니다.”(진 선수)

 

▶화성=글 사진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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