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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동! 어린이 기자]‘엑스레이 아트’ 연세대 의대 정태섭 교수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7-01-23 22:3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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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를 두려워 않는 게 예술”

[출동! 어린이 기자]‘엑스레이 아트’ 연세대 의대 정태섭 교수

뼈나 장기에 이상이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찍는 엑스레이(X선) 사진. 몸속이 훤히 들여다보여 신기하기도 하고 징그럽기도 한 이 엑스레이 사진이 예술이 된다는 사실을 아는지?

 

‘엑스레이 아트’는 엑스레이 장비로 사진을 찍거나 찍은 사진에 추가로 색을 넣는 작업을 해 작품을 만드는 예술을 말한다. 과학과 예술이 융합된 장르인 것.

 

연세대 의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정태섭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엑스레이 아트를 처음 시도한 인물이다.

 

초등 교과서에도 그의 작품이 실린 바 있다. 최근에는 국립부산과학관에서 정 교수의 작품을 모은 전시 ‘정태섭의 엑스레이 아트 전’이 열리기도 했다.

 

동아어린이기자인 김영경 양(경기 군포시 수리초 6)과 정재우 군(서울 광진구 세종초 4)이 엑스레이 아트에 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최근 서울 강남구 강남세브란스병원으로 출동해 정 교수를 만났다.

 

 

 

창의력은 경험에서

 

정태섭 교수의 작품 ‘입 속의 검은 잎’

정 군이 “엑스레이 아트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라고 먼저 질문했다. 정 교수는 “의사가 된 뒤 호기심에 엑스레이로 여러 가지 사물들을 찍어보았다”면서 “예술작품으로서 처음 찍은 것은 ‘입 속의 검은 잎’이라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입 속의 검은 잎’은 입 속에 쇠로 된 장미꽃을 물고 있는 사람을 찍은 엑스레이 사진. 우연히 고(故·이미 세상을 떠난) 기형도 시인의 ‘입 속의 검은 잎’이라는 시를 듣고 감동을 받아 만든 것이 첫 작품이 됐다.

 

“‘입 속의 검은 잎’이라는 말은 일반 사진으로는 설명할 수 없지요. ‘몸속을 볼 수 있는 엑스레이 사진이라면 이를 실제로 보여줄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사람이나 사물이 가진 내면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게 엑스레이 아트입니다.”(정 교수)

 

그의 작품 ‘꿈꾸는 튤립’에는 꽃의 암술과 수술 구조가 자세히 드러난다. 일반 카메라로 촬영했다면 이 암술과 수술은 보이지 않을 터. 그가 말하는 내면의 아름다움이다.

 

정 교수는 어릴 때 남과 다른 자신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초등 5학년 때 부산에서 서울로 이사 온 그는 사투리가 심해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했다고. 기죽지 않았다. 신기한 물건이 많은 청계천 상가들을 혼자 돌아다니며 오래된 화폐나 물건을 수집했다. 과학 잡지를 읽으면서 천체망원경, 라디오, 전축 등을 만들었다. 시간 날 때마다 천체망원경으로 별을 보거나 전시회를 보러 다녔다. 그는 “어릴 때의 다양한 경험이 창의력의 비밀”이라고 말했다.

 

 

쓸모없는 것도 ‘작품’으로

 

정태섭 교수의 작품 ‘꿈꾸는 튤립’

“창의력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는 김 양의 질문에 정 교수는 “길을 다닐 때 주변을 관찰하고 생각을 많이 하라”고 조언했다.

 

쓸모없다고 생각해온 주변 사물을 활용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보아도 좋다. 정 교수는 엑스레이 아트의 소재로 사용한 소라 껍데기를 이용해 스마트폰을 직접 끼울 수 있는 스피커를 만들어냈다.

 

“요즘 어린이들은 꿈을 너무 빨리 이루려고 합니다. 꿈은 하루아침에 ‘짠’ 하고 이뤄지지 않지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꾸준히 도전하는 태도가 중요해요. 미술가가 꿈이라면 매일 작은 그림이라도 그려보세요. 오늘은 삐뚤빼뚤 이상해도 그 노력이 차곡차곡 쌓이면 어느새 멋진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거예요.”(정 교수)

 

▶김보민 기자 gomin@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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