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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직업 24시] [이 직업 24시]우리 몸, 약도처럼 나타내요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7-01-17 21:5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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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수 메디컬 일러스트레이터를 만나다

장동수 메디컬 일러스트레이터
 
 

‘구불구불한 뇌, 귀부터 이어지는 붉은 혈관, 세모 모양의 자그마한 근육….’

 

대부분의 의학논문에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논문에서 설명하고자 하는 정보를 그린 그림이다. 보통 신체의 겉면이나 내부를 묘사한다. 이처럼 의학 논문 및 서적, 학회, 환자 교육용 자료 등에 필요한 의학 관련 그림을 만드는 사람이 메디컬 일러스트레이터다.

 

현재 연세대 의과대 연구부에서 그래픽 부문을 총괄하는 장동수 메디컬 일러스트레이터는 이 분야에서 15년 경력을 가진 베테랑이다. 수백 편의 국내 논문에 그의 그림이 들어갔고, 해부학 교과서 등 여러 의학서적의 그림을 그렸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카페에서 최근 그를 만났다.

 

시신을 끌어안고

 

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한 장 씨는 “미술해부학 시간에 그린 그림을 2002년 한 화가의 블로그에 올린 것을 계기로 메디컬 일러스트레이터 일을 시작했다”고 했다. 해당 화가가 이 그림을 보고 장 씨에게 연세대에서 메디컬 일러스트레이터를 뽑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것. 여기에 지원해 합격한 그는 의과대 해부학교실에서 메디컬 일러스트레이터 겸 조교로 일을 시작했다.

 

의학의 ‘의’자도 모르던 그가 처음부터 신체를 속속들이 잘 묘사하는 것은 매우 어려웠다. 장 씨는 의과대 신입생의 마음으로 차근차근 몸에 대해 배우기로 결심한다.

 

“처음 3년 정도는 의대생들이랑 함께 해부학 수업을 듣거나 일주일에 두세 번씩 밤을 새며 해부학 실습실에서 혼자 시신을 해부하고 스케치를 했어요. 빨리 제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시신이 무서운 줄도 몰랐어요.”(장 씨)

 

메디컬 일러스트레이터는 어떻게 일할까? 그는 “그림 제안을 받으면 여러 의학서적과 그림, 사진을 보거나 때로는 해부도 하며 어떻게 잘 표현할지 고민한다”면서 “구상이 끝났으면 연필로 스케치를 한 뒤,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다양하게 색상을 넣고 꾸며서 그림을 완성한다”고 말했다.

 

장 씨가 그린 얼굴 측면의 내부 구조
 
 

사진보다 유용한 그림

 

의학 논문에는 사진보다 그림이 더 많이 쓰인다. 왜일까? 그는 “어려운 의학정보를 사람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그림이 더 유용하다”고 답했다.

 

“길을 찾아갈 때를 생각해봐요. 주변 건물, 도로의 이름이 잔뜩 적힌 지도보다 중요한 정보만 담긴 약도가 더 길을 알아보기 쉽지요. 사진으로는 논문에서 설명하고 싶은 특정 혈관을 알아보기 어려워요. 보통 다른 혈관이나 장기와 붉은색으로 색깔이 비슷하거든요.”(장 씨)

 

색을 넣거나 크기를 살짝 키우는 방식으로 설명하려는 부분을 다른 부분과 구분하며 그린다. 또, 그림은 원하는 모양과 각도로 자유롭게 나타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귀 내부를 입체가 아닌 단면으로 단순히 그리거나 입체로 표현함으로써 사람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는 것.

 

“제 그림이 들어간 논문이 좋은 평가를 받았을 때 가장 뿌듯해요. 논문 내용을 알리는 데 그림이 도움이 됐다는 의미이기 때문이지요.”(장 씨)

 

소통이 중요

 

메디컬 일러스트레이터는 어떻게 될 수 있을까? 대학원에서 바이오메디컬아트를 전공하거나 대학에서 그림을 공부한 뒤, 메디컬 일러스트레이터를 뽑는 의과대, 제약회사, 의학전문출판사 등에 지원하면 된다.

 

장 씨는 “메디컬 일러스트레이터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은 소통”이라고 설명했다. 그림을 제안한 사람들과 많이 이야기를 나눠야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표현해야하는지, 어떻게 그리는 것이 효과적인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

 

“앞으로 더 많은 그림을 그려서 우리나라의 훌륭한 의료 기술을 해외에 알리는 데 앞장서고 싶어요. 부지런하게 그리고 또 그려야지요.”(장 씨)

 

▶글 사진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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