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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눈높이 사설]닭에게 미안해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6-12-29 22: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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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인플루엔자(AI)가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달걀을 땅에 묻고 있다. 안성=뉴시스
 
 

국민 간식의 반열에 오른 닭튀김(프라이드치킨)은 올해 중국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올여름에 서울과 인천, 대구 등지에서 대규모 중국인 관광객이 방문해 닭튀김을 먹는 파티를 즐겼을 정도다.

 

한반도에서 닭이 사육되기 시작한 정확한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중국 문헌인 삼국지(三國志) 위지 동이전에 한국에 꼬리가 가는 닭이 있다는 기록으로 미뤄 삼국시대 이전부터 사육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만큼 오랫동안 닭은 우리 민족과 같이하며 영양을 책임져줬다.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닭은 한민족의 삶과 밀접한 관계다. 닭은 열두 띠 동물 가운데 10번째 동물로 전통 신앙 속에서 다양하게 응용됐다.

 

요즘 닭이 큰 시련을 겪고 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때문이다. 올해 AI는 예년과 달리 독성도 강할뿐더러 두 종류의 바이러스가 동시에 발생하는 등 예년에 보기 힘든 양상을 띠고 있다. 그만큼 피해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16일 발생해 무려 2700만 마리가 도살(짐승을 잡아 목숨을 빼앗음)처분됐다.

 

문제는 AI가 당분간 더욱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본격적인 겨울 추위가 시작도 안 했다는 게 무엇보다 우려스럽다. AI 바이러스는 기온이 섭씨 4도 이하일 때 생존율이 높아진다.

 

정부는 늑장 대응과 엇박자 대책으로 갈팡질팡하면서 문제만 키웠다. 여기에 인간의 탐욕은 AI가 맹위(사나운 기세)를 떨칠 근본적인 환경을 제공했다.

 

이번 AI의 주 타깃(대상)이 되고 있는 산란계(알 낳는 닭)는 철사로 만든 좁은 닭장에 넣어져 키워진다. 일부 농장에서는 이런 닭장을 최대한 쌓아두고 70만 마리까지 키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번 바이러스가 퍼지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이번 AI 대란은 인재(人災·사람에 의해 일어나는 재난)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교롭게도 내년은 정유년(丁酉年), 닭의 해다. 닭의 해에 수천만 마리의 닭을 흙구덩이에 파묻거나 플라스틱 통에 보관해야 한다는 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닭에게 정말로 미안하다.

 

동아일보 12월 20일 자 황재성 경제부장 칼럼 정리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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