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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cience]작은 박물관 호박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6-12-20 22: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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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에서 깃털 달린 공룡 꼬리 발견

벌을 잡아먹는 거미가 담긴 호박. 뉴사이언티스트
 
 

미국 할리우드 영화 ‘쥬라기 공원’(1993년)을 보았는지? 멸종되었던 공룡들이 복원작업을 통해 되살아나면서 벌어지는 무시무시한 사건을 다룬 공상과학(SF) 영화다. 영화는 과학자들이 호박 화석 안에서 수천만 년 전 죽은 모기를 발견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모기는 당시 공룡의 피를 빨았던 것. 연구팀은 모기에서 추출한 공룡의 피에 담긴 DNA(유전자 본체)를 이용해 공룡을 복원해낸다.

물론 아직 과학적으로 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이처럼 실제로 호박에는 수천만 년 전 지구에 존재했던 생물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경우가 많아 동식물의 진화과정을 밝혀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3000만 년 전에 멸종된 꽃이 든 호박.라이브사이언스
 
 

최근 중국의 한 과학자는 깃털로 뒤덮인 공룡 꼬리가 담긴 호박 화석을 발견했다. 호박 안에는 꼬리의 주인이 육식공룡임을 추정할 수 있을 만큼 뼈, 조직, 혈액이 잘 보존돼 있었다. 공룡이 깃털 달린 피부를 가졌다는 학설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발견이었다.

 

가장 오래된 파충류 화석이 담긴 호박. 가디언
 
 

호박? 여기서 말하는 호박(琥珀)은 우리가 먹는 채소인 호박과는 다르다. 나무의 송진(소나무와 잣나무 등에서 분비되는 끈끈한 액체)이 돌처럼 단단하게 굳은 것을 말한다.

 

호박 화석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호박에서 발견된 깃털 덮인 공룡의 꼬리. 커런트 바이올로지
 
 

동물이 송진에 ‘쏙’

 

수천만 년 전, 거대한 나무에서는 끊임없이 끈적끈적한 송진이 밖으로 흘렀다. 강한 태풍을 만나 가지가 부러지면 송진이 무더기로 쏟아지곤 했다. 때로는 급격한 지각변동으로 나무들이 주저앉으면서 엄청난 양의 송진이 땅 속에 파묻혔다.

 

운이 없게도 때마침 옆을 지나던 작은 동물들이 송진에 쏙 빠져죽는 경우가 있었다. 이때 송진이 탄소, 수소, 산소와 결합해 단단해지면 호박 화석이 완성된다. 송진의 종류에 따라 호박은 붉은색, 노란색, 갈색 등 다양한 빛깔을 띤다.

 

호박은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해(북유럽과 옛 소련 사이에 있는 바다) 주변에서 많이 발견된다. 중남미에 있는 도미니카공화국이나 인도, 미얀마 등지에서는 생물이 들어있는 호박 화석이 많이 나온다. 이들 지역은 과거에 송진이 나오는 나무들이 울창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세균을 막아줘요

 

호박 속에 갇힌 생물은 오랜 시간이 흘러도 그 형태가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왜일까?

바로 송진에 든 방부제 성분 덕분. 이 성분이 호박 속에 세균이 번식하는 것을 막아 동물 사체가 쉽게 썩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단단한 호박 표면은 바람 등 외부 충격으로부터 생물의 모양을 그대로 지켜줘 날개, 더듬이, 털 하나하나까지 유지될 수 있다.

 

호박은 예로부터 보석으로 쓰여 왔다. 보통 보석은 그 안에 이물질이 있으면 가치가 떨어지지만, 호박은 무엇인가 들어있으면 가치가 더욱 올라간다. 안에 든 동식물의 종류에 따라 호박 가격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호박 화석. 동아일보 자료사진
 
 

호박=타임머신

 

호박 화석은 과거 생태환경을 연구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담겨있어 학술적인 가치가 높다.

 

올 3월 호박에서 가장 오래된 파충류 화석이 발견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 미국 과학자들은 미얀마에서 출토된 호박에서 약 9900만 년 전 살았던 도마뱀 화석을 발견했다. 뼈, 혀, 머리 모양을 완벽하게 분석할 수 있을 만큼 모양이 잘 보존돼 있었다.

 

거미가 거미줄에 걸린 벌을 공격하는 순간 송진이 이들을 덮쳐 그 장면이 그대로 담긴 호박 화석도 2012년 미얀마에서 발견됐다. 1억 년 전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화석을 통해 당시 곤충의 생활모습을 가늠해볼 수 있었다.

 

3000만 년 전 멸종된 꽃이 완벽한 형태로 보존된 호박도 올 2월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발견됐다.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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