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윌리엄 왕세손(왕세자의 맏아들)은 2013년 첫아들 조지 왕자가 태어났을 때 군 복무 중이었으나 당당히 2주간 육아(아이를 기름)휴가를 썼다.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는 지난해 첫딸을 낳고 두 달간 육아휴직을 냈다. 스웨덴에선 아빠 10명 중 9명이 육아휴직을 쓴다.
아빠가 육아휴직을 하면 온 가족이 행복해진다는 게 영국 경제전문지인 이코노미스트의 주장이다. 아빠는 아이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며 가정에 더 관심을 갖게 되고, 엄마는 육아 부담이 줄어든 직장생활에 더 적극적이 되면서 임금(근로자가 받는 보수)과 행복지수도 높아져서다.
조선 4대 왕 세종 때의 기록인 세종실록에 여자 종에게 100일의 출산휴가를, 남자 종에게는 30일의 육아휴직을 줬다는 기록이 나온다. 21세기
한국 사회에선 ‘남자가 왜 육아휴직을?’이라는 사회적 통념(널리 통하는 개념),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승진에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남성 육아휴직의 걸림돌이었다.
변화의 조짐도 보인다. 통계청의 ‘2016 일·가정 양립지표’를 보면 지난해 육아휴직을 쓴 남성은 4874명으로 전년보다 43% 늘었다. 여성의 17분의 1 수준이지만, 10년 사이 23배가 늘어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
최근 롯데그룹이 대기업 최초로 내년부터 최소 1개월 이상 남성 육아휴직을 의무화한다고 밝혔다. ㉠인사혁신처는 올 9월 기준으로 육아휴직을 쓰는 남성 공무원 비율이 사상 처음 20%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기뻐하기엔 이르다. 국가 공무원과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대부분 남성에게 육아휴직은 여전히 ‘그림의 떡’이다.
동아일보 12월 15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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