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월 데뷔한 4인조 걸그룹 블랙핑크가 27일 방송된 SBS ‘인기가요’에서 노래 ‘불장난’으로 1위를 차지했다. 샤이니와 태연 등을 물리치고 손에 쥔 트로피였다. 블랙핑크는 이미 데뷔 2주 만에 ‘휘파람’이란 데뷔곡으로 지상파 음악프로그램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블랙핑크의 특징은 걸그룹임에도 여성 팬이 매우 많다는 것. 2014년 데뷔해 내놓는 노래마다 큰 사랑을 받는 4인조 걸그룹 마마무도 여성 팬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들 걸그룹이 유독 여성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이유는 뭘까? ‘걸크러시’가 그 요인으로 꼽힌다.

 

걸크러시란 ‘소녀’란 뜻의 영어단어 ‘Girl’와 ‘반하다’는 뜻의 영어 ‘Crush on’이 합쳐져 만들어진 국내 신조어. ‘여성이 봐도 반할 정도로 멋진 여성’을 뜻한다.

 

 

‘예쁨’을 벗어던지다

 

블랙핑크의 ‘불장난’은 화려하고 시원시원한 춤동작이 일품이다. 많은 걸그룹이 귀엽고 청순한 춤동작을 보이는 것과는 다르다. 팔을 있는 힘껏 ‘쭉쭉’ 뻗거나 다리를 ‘쿵쿵’ 구르기도 한다. 노래도 그렇다. 예쁘고 가느다란 목소리로 속삭이듯 노래하는 대신 강렬한 리듬을 살려 마디마디 뚝뚝 끊어 부르거나 마이크를 삼킬 듯 큰 목소리로 내지른다. 이른바 ‘청순돌’이 점령한 걸그룹 판세에 강력한 ‘한 방’을 날린 셈.

 

마마무 역시 절도 있고 박력 넘치는 춤동작을 선보인다. 심지어 ‘예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아예 남자의 수염 장식을 하기도 한다(노래 ‘Mr. 애매모호’). 뮤직비디오에선 남장(남자분장)을 하고 나오기도 했다(노래 ‘음오아예’).

 

특히 마마무는 무대 아래에서 솔직하고 털털한 모습으로 사랑을 받는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춤이나 노래는 물론 재미난 성대모사까지 거리낌 없이 선보여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사진을 찍는 자세도 남다르다. 실제 친구들과 장난치며 사진을 찍듯이 한껏 찌푸리거나 웃긴 표정을 지으며 찍는 마마무의 ‘셀카(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찍은 사진)’는 온라인에서 큰 화제였다. ‘예뻐 보이기’보다는 자신들의 본래 모습을 잘 보여주는 것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 성공한 것.

 

이들은 인터뷰를 통해 “옆집 언니 같은 친근함 덕분에 여성 팬들에게 사랑받는 것 같다”면서 “같은 여성들에게 인정받는 듯한 기분이 들어 더욱 자신감이 생기고 기분이 좋다”고 말한다.

 

▶서정원 기자 monica8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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