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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cience]쉿! 잠시만 네 몸을 빌릴게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6-11-01 22: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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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생물자원관 ‘기이한 생물의 기발한 생존전략’ 전시

개미 목욕을 하는 어치의 모형.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1960, 1970년대 초중고교생들은 매년 자신의 대변을 채변(대변을 받음)봉투에 담아 학교에 제출해야 했다. 사람의 몸속에 들어와 살면서 영양

분을 몰래 가져가는 회충, 디스토마 같은 기생충을 찾아내기 위한 것. 기생충처럼 다른 생물로부터 일방적으로 이익을 얻으며 살아가는 생물을 기생생물이라 한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국립생물자원관 전시관(인천 서구)에서 기생생물 50여 종을 소개하는 ‘기이한 생물의 기발한 생존전략’ 기획전을 내년 3월까지 연다. 이번 기획전에 소개되는 대표적인 기생생물들을 살펴보자.

 

물고기의 입속에 들어있는 ‘키모토아 엑시구아’ 모형

 

 

혀 대신 ‘착’

 

물고기의 혀를 대신하는 기생동물이 있다. 바로 하얀색 게와 생김새가 닮은 갑각류(단단한 껍질로 싸여 있는 동물) ‘키모토아 엑시구아’다.

 

중남미 바다에 주로 사는 이 갑각류의 특징은 숙주(기생생물에게 영양을 공급하는 생물)인 도미류 물고기의 혀를 없앤다는 점. 물고기 아가미로 들어와 입 안으로 기어 올라간 뒤, 혀 위에 올라 구멍을 뚫고 피와 영양분을 빨아먹으며 산다. 영양분이 부족해진 혀는 썩어 떨어져 나가고 키모토아 엑시구아는 혀뿌리에 착 달라붙는다.

 

주인(혀)을 제거한 손님(키모토아 엑시구아)은 기막히게도 주인 행세를 한다. 여러 개의 다리가 달린 이 갑각류는 물고기의 입에 달라붙은 채 물고기가 잡은 먹이가 입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막는 것. 의리도 있다. 숙주로 삼은 물고기가 자신 때문에 빨리 죽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적당히’ 영양분을 빼앗는다.

 

학자들은 이 갑각류를 숙주에 거의 피해를 주지 않고 오히려 돕는 ‘착한’ 기생생물로 보기도 한다.

 

 
노린재에 자란 동충하초

 

 

“네가 사라져야 해”

 

숙주를 죽음에 이르게 할 만큼 큰 피해를 주는 기생동물도 있다.

동충하초(冬蟲夏草)라는 희귀버섯이 대표적. 겨울에는 곤충, 여름에는 풀이라는 뜻의 이 이름은 겨울에는 벌레, 여름에는 버섯으로 변하는 모습에서 나왔다.

 

동충하초의 포자(씨앗의 기능을 하는 생식세포)는 공중을 떠다니다가 가을, 겨울 즈음 나비, 매미, 딱정벌레 등 살아있는 곤충의 호흡기나 소화기를 통해 몸속으로 침입한다. 동충하초는 숙주인 곤충의 영양분을 흠뻑 빨아들이며 쑥쑥 자란다. 결국 영양분을 다 빼앗겨버린 곤충은 죽고 만다.

 

박각시살이고치벌이 한 곤충의 애벌레에 알을 낳았다

 

 

고치벌도 비슷한 경우. 몸길이가 3∼4㎜인 작은 고치벌은 나방, 하늘소 등의 애벌레 몸속에 여러 개의 알을 낳는다. 고치벌의 알은 나방 애벌레의 체액을 빨아먹으며 자라고, 애벌레는 결국 목숨을 잃는다.

 

모르게 조금씩

 

사회적 기생을 하는 동물도 기생생물로 분류된다. 사회적 기생이란 숙주에게 직접적이거나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지만 사회적인 습성을 교묘히 이용해 숙주를 착취(성과나 노동력을 빼앗음)하는 것. 재밌게도 숙주는 누군가 자신에게 기생한다는 사실을 잘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이 사회적 기생의 특징이다.

 

‘얌체’ 뻐꾸기는 익히 알려진 사회적 기생동물. 뱁새 등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아 그 새가 자신의 새끼를 키우도록 하기 때문. 자신이 낳았다고 생각하는 새끼를 성심성의껏 돌보는 새들의 습성을 이용한 것이다.

 

또 어치도 개미들에 사회적으로 기생한다. 어치는 일부러 개미굴 가까이 다가가거나 개미 몇 마리를 쫀다. 그러면 수십 마리의 개미가 굴에서 나와 어치 깃털에 달라붙어 산을 내뿜거나 살을 꼬집는다. 개미들은 적이 무리 중 일부를 괴롭히면 단체로 공격에 나서는 습성을 지녔기 때문. 개미들의 공격은 어치의 몸에 붙은 기생충을 없애는 데 큰 도움이 되는 덕분에 어치는 천천히 공격을 즐긴다.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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