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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도 논리왕]같은 판단, 다른 문장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6-10-30 22: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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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판단 (3) 고민 많은 거북이 부부

《 중학교에 가면 ‘자유학기제’를 보냅니다. 3개 학년 중 한 학기 동안 시험을 보지 않고 △진로탐색 활동 △주제선택 활동(학생별 관심사를 선택해 하는 활동) △동아리 활동을 하지요. 수업 대부분이 발표와 토론으로 진행되므로 발표와 토론능력으로 평가받기도 하지요.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설득력 있게 내 의견을 말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지겠지요? 논리란 무엇일까요? ‘나도 논리 왕’ 코너가 재미있는 이야기와 함께 알려드립니다. 》

 

 

일러스트 임성훈
 
 

이번 시간부터 판단과 문장의 관계를 자세히 배웁니다.

 

“모두 슬퍼요”

 

깊은 바다 속 거북이 마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거북이 부부가 있어요. 부부는 모두 수컷인 ‘복돌’ ‘복환’ ‘복준’ 세쌍둥이를 낳아 키우고 있었답니다.

 

부부는 세쌍둥이에게 맛있는 먹잇감을 가져다주기 위해 아들들을 학교에 보낸 뒤, 바쁘게 바다를 돌아다녔어요. 그러다보니 다른 부모처럼 학교에 찾아가지를 못했어요. 학교에 관한 얘기는 아들들에게 들어야 했지요.

 

요즘 거북이 부부는 고민이 많아요. 아들들이 커갈수록 의견이 서로 달라 단합이 되지 않기 때문이지요. 일부러 다른 형제의 생각과 다른 의견을 내는 것 같기도 했어요.

 

“전학 온 친구가 노래를 잘 하니?”

 

동네 거북이들에게 “세쌍둥이 반에 노래를 정말 잘 하는 친구가 전학을 왔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엄마 거북이는 세쌍둥이에게 이렇게 물었어요. 복돌이는 “지나가던 사람들이 다 쳐다봤어요”라고 대답했어요. 복환이는 “잊을 수 없는 노래였어요”, 복준이는 “저는 그렇게 못 불러요”라고 말했어요. 동네에서 노래실력을 인정받은 친구의 노래를 두고 이렇게 의견이 갈리는 모습에 엄마는 한숨을 푹푹 내쉬었어요.

 

“오늘 급식이 맛있었니?”라고 아빠가 물으면 복준이는 “아빠는 그렇게 만들 수 없을 걸요”라고 했고요. 복돌이는 “세상에서 하나의 음식만 먹을 수 있다면 그것을 먹겠어요”, 복환이는 “순식간에 먹어치웠어요”라고 대답했어요. 아빠는 세쌍둥이가 급식을 맛있다고 생각하는지 아닌지 도통 알 수가 없었지요.

 

어느 날, 세쌍둥이의 친할아버지가 난폭한 상어에 물려 돌아가셨어요. 장례식에 세쌍둥이의 선생님도 찾아왔지요. 선생님은 아빠 거북이에게

“얼마나 마음이 아프시겠어요. 그래도 항상 똘똘 뭉쳐 서로 돕는 세쌍둥이가 있으니 힘을 내세요”라며 위로의 말을 건넸지요. 아빠 거북이는 만날 다른 의견만 내며 토닥거리던 세쌍둥이가 이런 말을 듣는 것이 의아했어요.

 

잠시 후 세쌍둥이를 보러 간 아빠 거북이. 세쌍둥이들은 서로에게 “내가 할 테니 너는 좀 쉬어”라면서 장례식에 온 손님들을 열심히 맞고 있었어요. 이들은 아빠 거북이를 보자마자 달려왔어요. 복준이는 “눈물이 나요”, 복돌이는 “힘껏 밖을 달리고 싶어요”, 복환이는 “마음이 쿡쿡 쑤셔요”라며 슬픈 표정을 지었어요.

 

그때 아빠는 깨달았어요. 세쌍둥이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어도 표현 방식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말이지요. 아빠 거북이는 “다들 슬퍼하고 있구나. 괜찮아”라며 세쌍둥이를 꼭 껴안아 주었답니다.

 

순식간에 먹어 치웠어요=맛있었어요

 

판단을 글로 표현하면 문장이 됩니다. 그런데 내가 내린 판단과 문장이 꼭 같지만은 않습니다. 같은 판단이라도 서로 다른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축구를 하면 배가 고프다’라는 판단을 생각해볼까요? ‘축구를 해서 배가 고프지 않은 사람은 없다’, ‘축구를 한 뒤 배가 고프지 않은 사람이 있겠는가?’, ‘축구를 하고나면 대부분 치킨을 생각한다’, ‘축구는 칼로리를 많이 소모시킨다’는 문장에도 ‘축구를 하면 배가 고프다’라는 판단이 담겼습니다.

 

이와 같이 문장은 서로 달라도 같은 판단을 담고 있을 수 있지요. 언어에는 다양한 문장 구조와 단어가 있어서 문장을 만드는 사람과 상황에 따라 판단을 나타내는 표현인 문장은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처음에 거북이 부부는 서로 다른 문장을 사용하는 세쌍둥이가 서로 다른 의견을 갖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급식이 맛있었다’는 판단을 세쌍둥이들은 각각 “아빠는 그렇게 만들 수 없을 걸요”, “세상에서 하나의 음식만 먹을 수 있다면 그것을 먹겠어요”, “순식간에 먹어치웠어요”의 서로 다른 문장으로 표현한 것이지요.

 

나중에 아빠 거북이는 세쌍둥이가 할아버지의 죽음을 똑같이 슬퍼하면서도 각기 다른 문장으로 표현하는 것을 보고 같은 판단을 서로 다른 문장으로 담아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지요.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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