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뉴스
  • [한국사 보물찾기] [한국사 보물찾기]황제의 꿈, 물거품으로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6-10-26 22:49:36
  • 인쇄프린트
  • 글자 크기 키우기
  • 글자 크기 줄이기
  • 공유하기 공유하기
  • URL복사

사적 제157호 환구단 역사이야기

[한국사 보물찾기]황제의 꿈, 물거품으로

2주에 한 번씩 ‘한국사 보물찾기’가 연재됩니다. 국보, 보물, 사적과 같은 우리 문화재에 얽힌 역사 이야기를 알기 쉽게 풀이 해주는 코너입니다. 우리 문화재도 배우고 한국사 상식을 쑥쑥 높여 보아요.

 

 

“황제 폐하 만세, 만세, 만만세!”

 

지금으로부터 119년 전인 1897년 10월 12일. 조선의 26대 왕 고종은 황제 즉위식을 열고 대한제국의 1대 황제가 되었습니다. 황제 자리에 오르기 전 고종은 환구단에서 하늘에 제사를 지냅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국호(나라의 이름)를 조선에서 대한제국으로 바꾼다”고 선언하고 스스로의 격을 ‘왕’에서 ‘황제’로 높이지요.

 

사적 제157호로 지정된 환구단. 최근 서울시는 덕수궁과 환구단, 그 주변 정동길 등 2.6㎞의 길을 ‘대한제국의 길’로 꾸며 2018년 공개하겠다고 밝혔어요. 대한제국의 유적을 거닐며 역사를 되새기는 기회를 갖자는 의미이지요.

 

대한제국의 대표적인 유적지 환구단에 얽힌 역사이야기를 알아볼까요?

 

 

황제가 제사를 지내는 곳

 

환구단은 천자(天子·하늘의 아들)가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장소를 가리킵니다. 천자는 곧 황제를 가리키지요.

 

고종은 황제가 되기 전에는 하늘에 제사를 지내지 못했습니다. 조선은 중국의 신하 나라였고, 중국에 황제가 있었기 때문이지요. 조선의 왕은 하늘에 제사를 올릴 자격이 없었던 겁니다.

 

환구단은 화강암으로 된 원 모양의 3층짜리 제단(제사를 지내는 단)이었습니다. 그 가운데에는 고깔 형태의 금빛 지붕이 있었지요. ‘하늘은 둥글고 땅은 모나다’라는 동양의 우주관을 바탕으로 동그랗게 만들어졌어요. 고종이 황제 즉위식을 열기 전 환구단에서 제사를 지낸 것은 ‘하늘의 선택을 받았다’라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강한 나라를 꿈꾸다

 

 

헐리기 전의 환구단. 서울시 제공

고종은 왜 황제가 된 걸까요? 당시 조선을 차지하려 했던 러시아, 일본, 중국 등 강대국들 사이에서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가진 나라를 만들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고종은 자신의 부인인 명성왕후가 1895년 일본에 의해 숨지자 ‘황제가 되어 나라의 힘을 한 곳으로 모으겠다’는 결심을 했어요.

 

황제가 된 고종은 ‘청(중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하면서 이제 더 이상 청나라의 신하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립니다. 그 후 군사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공장과 은행을 늘려 상공업을 일으키는 등의 개혁을 추진하지요. 이 개혁의 이름은 고종의 연호(해의 차례를 나타내기 위해 붙이는 이름)인 ‘광무’를 붙여 ‘광무개혁’이라고 합니다.

 

 

일본에게 빼앗기다

 

 

지금의 환구단 전경. 문화재청 제공

하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우뚝 선 나라’ ‘강한 황제의 권력’을 바랐던 고종의 꿈은 강대국의 손에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1904년 러시아와 일본이 만주와 대한제국을 차지하기 위해 전쟁을 벌였고, 이 전쟁에서 일본이 이겼어요. 일본은 1905년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빼앗는 을사늑약을 강제로 맺게 했지요. 을사늑약을 맺을 당시 고종은 이 조약에 동의하지 않았고, 맺은 후에는 을사늑약이 부당하다는 사실을 국제사회에 알리려 애썼어요. 1907년 네덜란드의 헤이그에서 열린 국제회의인 만국평화회의에 특사(특별한 임무를 띠고 외국에 간 사람)를 보낸 것이지요. 이준, 이상설, 이위종 등이 네덜란드에 갔지만 회의에는 참석하지 못했어요. 일본은 헤이그에 특사를 보낸 것이 고종임을 알고 황제 자리를 내놓으라고 협박합니다.

 

결국 1907년 고종은 아들인 순종에게 황위를 물려줍니다. 1910년 나라의 주권은 일본에게 넘어갔지요. 일제는 1913년에 고종이 지은 환구단을 헐어버립니다. ‘일본의 천왕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때문에 조선에는 제단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하면서요. 그리고 그 자리에는 철도호텔이 들어섭니다. 철도호텔은 오늘날의 조선호텔이 되었지요. 환구단의 건물 가운데는 3층짜리 정자인 황궁우만 남아 있습니다.

 

1919년 1월 고종은 67세로 갑자기 세상을 떠납니다. ‘일제가 고종에게 독을 먹였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일본으로부터 나라를 되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이는 3·1 운동에 영향을 미칩니다.

 

▶김보민 기자 gomin@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국지역난방공사 권지단
  • 댓글쓰기
  • 로그인
    • 어동1
    • 어동2
    • 어동3
    • 어동4
    • 어솜1
    • 어솜2
    • 어솜3

※ 상업적인 댓글 및 도배성 댓글, 욕설이나 비방하는 댓글을 올릴 경우 임의 삭제 조치됩니다.

더보기

NIE 예시 답안
시사원정대
  • 단비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