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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눈높이 사설]‘왕과 나’ 그리고 태국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6-10-25 22: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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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푸미폰 태국 국왕. 동아일보 자료사진
 
 
 

영화 ‘왕과 나’는 시암(현재의 태국) 왕과 영국 출신 젊은 미망인(남편이 숨진 뒤 혼자 사는 여자) 가정교사 애나의 러브 스토리를 담고 있다. 맨발의 왕과 애나가 드넓은 홀을 가로지르며 춤추는 장면과 배경음악 ‘Shall We Dance?’가 유명하다. 19세기 시암 왕실에서 가정교사로 일했던 애나 리오노언스의 회고록(지나간 일을 돌이켜 생각하며 적은 기록)을 토대로 마거릿 랜던이 소설을 썼고 여기서 1951년 미국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1956년 영화가 나왔다.

 

‘할리우드 키드’인 한국의 중장년 세대에게 ‘태국’ 하면 떠오르는 이 영화를 정작 태국에서는 볼 수가 없다. 뮤지컬도 금지다. 왕실을 과장되고 왜곡(사실과 다르게 해석함)되게 묘사했다는 이유다. 동양을 이국적이고 후진적(발전 수준에 뒤떨어지는 것)인 사회로 바라보는 서구인의 시선, 즉 *오리엔탈리즘적 요소가 다분하긴 하다. 왕의 실제 모델인 라마 4세가 13일 서거(‘숨짐’의 높임말)한 푸미폰 태국 국왕의 증조부였다.

 

1946년 즉위(왕의 자리에 오름)한 푸미폰 왕의 연애 스토리도 영화처럼 낭만적이다. 스위스 유학 시절 교통사고를 당해 오른쪽 눈을 실명(시력을 잃어 앞을 못 보게 됨)했는데 당시 자신을 극진히 간호했던 소녀와 사랑에 빠져 결혼한 것이다.

 

세계 최장수 재위(왕의 자리에 있음)기록을 가졌던 그는 군부 쿠데타(무력으로 정권을 빼앗음) 반복 등 나라가 위기에 빠질 때마다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는 구심점 역할을 했다. 절대적 경애(공경하고 사랑함)의 대상이었던 왕의 죽음 앞에서 온 나라가 비탄(몹시 슬퍼하면서 탄식함)에 잠겼다. 정부가 1년간 애도 기간을 선포한 데 이어 한 달 뒤 열리는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홈경기 장소까지 바꿔 달라고 요청했을 정도다.

 

푸미폰 왕의 서거는 태국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마하 와치랄롱꼰 왕세자(64)는 3번 이혼하고 4번 결혼하는 등 사생활이 복잡해 국민의 신망(믿고 기대함)이 두텁지 못하다. 왕이 돼도 선왕(先王·이전의 왕) 같은 영향력을 행사하진 못할 듯하다. 2014년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와 주류세력이 왕세자를 지지하고는 있지만, 왕세자는 2006년 쫓겨난 탁신 세력을 지지해 정치 불안이 심해질 수도 있다.

 

아키히토 일왕(82)은 두 달 전 건강을 이유로 생전 퇴위(왕의 자리에서 물러남) 의사를 밝혔다. ‘정신적 지주(정신적으로 의지하는 존재)’ 역할을 하던 아시아 국가의 왕실들이 서서히 저물어가는 듯하다.

 

동아일보 10월 17일 자 고미석 논설위원 칼럼 정리

 

※ 상식UP

 

오리엔탈리즘: 동양에 대한 서양의 왜곡된 인식과 태도를 가리키는 말.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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