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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cience]누에고치의 무한변신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6-10-25 22: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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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고치로 ‘신소재’ 개발

누에. 농촌진흥청 제공
 
 

최근 국내에서 누에고치에서 뽑은 실크단백질을 의료용 3D(입체)프린터의 잉크로 삼아 출력해 몸에 꼭 맞는 의료기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누에는 누에나방의 유충. 뽕잎을 먹고 자라다 어느 정도 크기가 되면 고치를 짓는데, 한 개의 고치에서 풀려나오는 실의 길이는 1200∼1500m나 된다. 이 실로 짠 원단이 바로 실크(비단). 누에의 번데기는 식용(먹는 용도)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농촌진흥청은 한림대와 함께 누에고치에서 뽑은 실크단백질을 3D프린팅 재료로 이용할 수 있는 ‘바이오 3D실크프린팅 시스템’을 개발해 △뼈 고정판 △뼈 고정나사 △뼈 고정클립 등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고 최근 밝혔다.

 

중국에서는 누에에게 탄소를 먹여 ‘슈퍼 실크’를 뽑아내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누에의 능력, 그 끝은 어딜까.

 

누에고치에서 뽑은 실크단백질을 활용한 뼈 고정판
 
 
 

몸에 ‘딱’ 맞는 의료기기 제작

 

실크단백질은 누에고치에서 뽑아낸 단백질 성분. 세리신 25%와 피브로인 75%로 구성된다. 세리신은 보습력이 뛰어나 비누와 같은 생활용품을 만들 때 사용되는 원료. 피브로인은 주로 의료용품을 제작할 때 사용된다.

 

연구진은 누에고치에서 뽑은 실크단백질로 잉크를 만들었다. 이 잉크를 3D프린터를 이용해 층층이 입체적으로 쌓아 뼈를 고정할 수 있는 의료기기를 만든 것. △뼈 고정판 △뼈 고정나사 △뼈 고정클립은 뼈가 부러졌을 때 사용하는 의료기기로, 부러진 부분이 자연적으로 다시 붙을 때까지 뼈가 어긋나거나 사이가 더 벌어지지 않도록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실크단백질로 만든 뼈 고정용 의료기기는 압력을 견디는 능력이 뛰어나 뼈를 고정하는 데 적합한데다 별도로 제거하지 않아도 자연히 분해가 되므로 몸 안에 넣어 사용하기에 알맞다. 금속재질로 만든 기존 뼈 고정판은 몸 안에 넣어 사용할 경우 나중에 뼈가 붙은 후 따로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무엇보다 누에고치의 실크단백질로 제작한 뼈 고정용 의료기기는 천연재료를 써서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이 실크단백질로 만든 뼈 고정판을 동물에게 실제로 이식해본 결과 염증과 같은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았다. 농촌진흥청은 실크단백질을 더 연구해 피부과, 이비인후과, 치과 등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의료기기를 개발할 예정이다.

 

누에고치
 
 

실크로 방탄복을 만든다고?

 

중국에서는 기존 실크보다 훨씬 질기고 튼튼한 ‘슈퍼 실크’를 최근 만들었다. 이 실크는 전기도 통해 ‘웨어러블(입을 수 있는) 스마트 기기’를 만드는 데에도 사용할 수 있다. 슈퍼 실크를 만드는 비결은 누에의 먹이에 숨어있다.

 

슈퍼 실크를 만든 장잉잉 중국 칭화대 화학과 교수 연구팀은 “누에에게 탄소 성분을 먹여 매우 가늘면서도 질긴 실을 뽑아냈다”고 밝혔다. 누에고치에서 뽑아낸 실크는 매우 부드럽고 가벼워 고급 원단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내구성(오래 견디는 성질)이 약해 조금만 힘을 가해도 찢어지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방법을 고안했다. 누에의 먹이인 뽕잎 겉면에 탄소성분을 물에 섞어 뿌린 것. 탄소성분은 전기가 잘 통하고 단단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탄소성분이 발린 뽕잎을 먹고 자란 누에가 지은 누에고치에서 뽑은 실은 일반 실보다 굵기가 가늘면서도 강도는 두 배 이상 높았다. 탄력성도 더 좋았다. 누에가 먹은 탄소성분이 실에 섞여 나오면서 실의 성질을 바꾼 것이다. 연구팀은 “이 실로 실크를 짜면 방탄복 원단과 비슷한 수준의 강도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정원 기자 monica89@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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