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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동! 어린이기자] [출동! 어린이기자]물고기의 모든 행동 유심히 관찰해요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6-10-23 22: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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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철희 아쿠아리스트를 만나다

변철희 아쿠아리스트가 꾸민 담수어 수조(왼쪽 상단)와 변철희 아쿠아리스트(가운데)를 만난 어린이동아 독자인 서울 세종초 5학년 김다빈 양(왼쪽)과 경기 고촌초 4학년 이승제 군
 
 

“먹이를 주기 전에는 항상 에어펌프(공기를 주입하는 펌프)를 꺼요. 그러면 물고기들이 기다렸다는 듯 수면으로 옹기종기 올라오지요. 먹이 주는 신호를 알아차린 거예요. 이럴 땐 물고기들이 똑똑한 강아지처럼 느껴져요.”

 

아쿠아플라넷63(서울 영등포구)에서 5년 째 물고기를 돌본 변철희 아쿠아리스트(31)는 이렇게 말했다. 아쿠아리스트는 대형 수족관에서 수중생물을 관리하고, 수중생물과 관련된 전시회 등을 기획하는 전문가. 1985년에 문을 연 아쿠아플라넷63(옛날 ‘63씨월드’)은 올 7월 새로 단장해 문을 열었다. 당시 그는 모든 물고기 수조들을 새로 꾸미는 일을 총괄했다.

 

아쿠아리움의 물고기. 어떻게 돌볼까? 어린이동아 독자인 김다빈 양(서울 광진구 세종초 5)과 이승제 군(경기 김포시 고촌초 4)이 아쿠아플라넷63에서 변 아쿠아리스트를 최근 만났다.

 

“물고기들아, 아프지 않니?”

 

이 군이 “하루에 하는 일 중에 가장 중요한 일은 뭔가요?”라고 묻자 변 아쿠아리스트는 “출근 시, 업무 시간 중간, 퇴근 시에 수조 확인(오프닝·시스템·클로즈드 체크)을 빼먹지 않는 것”이라고 답했다.

 

“한 번이라도 빼먹으면 물고기들의 목숨이 위험해질 수도 있어요. 물고기들은 미세한 변화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지요. 여과기(물을 정화하는 기구)가 잘 돌아가는지, 바닥에 먹이가 썩고 있지 않는지 등을 샅샅이 살펴봅니다. 특히 아픈 물고기가 없는지 유심히 살펴요. 물고기들은 포식자한테 얕보일까봐 습관적으로 아픈 티를 내지 않거든요.”(변 아쿠아리스트)

 

“물고기가 아픈지 어떻게 아나요?”(김 양)

 

그는 “물고기들의 행동을 자세히 보면 된다”면서 “바닥에 몸 표면을 긁으면서 헤엄치는 경우 몸에 기생충이 있어 간지러운 것이고, 자주 입을 뻐끔거리면 아가미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아쿠아리스트는 때로는 ‘디자이너’가 된다. 수조를 꾸미는 일도 하기 때문. 변 아쿠아리스트는 “‘호주 페어’와 같은 담수어(민물고기)는 바닷고기에 비해 색깔, 모양이 화려하지 않아 눈길을 끌기 어렵다”면서 “이럴 때는 담수어 수조에 생생한 초록빛 수초를 잔뜩 넣어 생동감을 준다”고 말했다.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는 김 양과 이 군
 
 

서로 도움 주는 물고기들이 한 집에

 

변 아쿠아리스트는 김 양과 이 군에게 물고기들에게 오징어와 같은 먹이를 직접 주는 기회를 줬다. 이 군은 “어떤 기준으로 여러 종의 물고기를 한 수조에 넣어 키우나요”라고 물었다. 그는 “서로 해가 되지 않으면서도 기능적으로 서로 도움이 되는지를 염두에 둔다”고 말했다.

 

“서로 잡아먹지 않으면서도 식성이 비슷하면 보통 한 곳에 넣어요. 깨끗한 물에서 살아야 하는 물고기의 수조에는 ‘안시’ ‘비파’ 같은 청소물고기를 함께 키우기도 하지요.”(변 아쿠아리스트)

 

“아쿠아리스트 일을 시작했을 때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있나요?”(김 양)

 

그는 “체력적으로 지칠 때가 있다”면서 “물고기 사료 20∼30포대를 매일 들고 옮기거나 추운 날에도 수조 속에 들어가 청소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 순간에는 힘들지만 물고기가 건강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제 덕분인 것 같아 뿌듯해요. 최근엔 정성들여 돌보던 가오리가 새끼를 낳았답니다.”(변 아쿠아리스트)

 

고래가 좋아서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디자이너가 꿈이었다. 미술을 공부하다 3학년이 될 무렵 아쿠아리스트라는 꿈을 꾸게 됐다. 물속에서 평화롭게 헤엄치는 고래를 평소 자주 그렸는데, 그 고래를 직접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 수산과학대학이 있는 부경대(부산 남구)로 진학해 해양바이오신소재학을 전공한 뒤, 아쿠아리스트가 됐다.

 

이 군이 “아쿠아리스트에게 필요한 능력은 뭔가요”라고 묻자 그는 “양식업, 해양과 관련된 공부를 하면 도움이 된다”면서 “무엇보다도 물고기를 사랑해야 한다”고 답했다.

 

“물고기가 살아있을 때뿐만 아니라 죽었을 때도 사진으로 찍고 꼼곰하게 관찰하며 ‘왜 죽었을까’를 끈기 있게 생각해야 해요. 진심으로 물고기를 좋아해야 끊임없이 물고기를 살펴볼 수 있답니다.”(변 아쿠아리스트)

 

▶글 사진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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