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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도 논리왕]긍정판단과 부정판단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6-10-23 22:2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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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판단 (2) 겁 많은 ‘돌팡’

《 중학교에 가면 ‘자유학기제’를 보냅니다. 3개 학년 중 한 학기 동안 시험을 보지 않고 △진로탐색 활동 △주제선택 활동(학생별 관심사를 선택해 하는 활동) △동아리 활동을 하지요. 수업 대부분을 발표와 토론으로 하므로 발표와 토론능력으로 평가받기도 하지요.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설득력 있게 내 의견을 말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지겠지요? 논리란 무엇일까요? ‘나도 논리 왕’ 코너가 재미있는 이야기와 함께 알려드립니다. 》

 

일러스트 임성훈
 
 

이번 시간부터 ‘판단’을 자세히 배웁니다. 먼저 긍정판단과 부정판단의 차이를 알아볼까요?

 

“무조건 부정해줘”

 

넓고 넓은 카리브 해에는 돌고래 수십 마리가 모여 살아요. 이 무리는 동쪽에서 온 돌고래들과 서쪽에서 건너온 돌고래들로 이뤄져있지요. 무리의 대장인 ‘돌팡’은 부족한 지도자였어요. 겁이 많아서 힘이 센 동쪽 돌고래들에게 언제나 굽실거렸거든요.

 

동쪽 돌고래들은 자기들 말이면 언제나 “오케이(OK)”라고 하는 돌팡이를 마음에 들어 했어요. “이번 사냥에서 우리가 활약했으니 많은 몫을 받아야지”라고 말하면 돌팡이는 “암, 동쪽 돌고래들이 많은 몫을 받아야지”라고 합니다. 동쪽 돌고래 무리와 서쪽 돌고래 무리가 싸웠을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서쪽 돌고래들이 우리를 먼저 쳤어요”라며 동쪽 돌고래들이 돌팡에게 항의하자, 돌팡은 서쪽 돌고래들의 말을 듣지도 않은 채 “그래. 서쪽 돌고래들이 동쪽 돌고래들을 먼저 쳤지”라고 끄덕거렸어요.

 

반대로 돌팡은 힘이 약한 서쪽 돌고래들의 말은 무조건 부정했어요. “우리는 사냥을 못할 정도로 아파요”라는 이들의 말에 “너희들은 아프지 않아”라고, “우리는 잠을 더 자야해요”라는 말에는 “너희는 잠을 더 자야하지 않아”라고 대답했지요.

 

이런 돌팡의 모습을 참을 수 없었던 서쪽 돌고래들. 돌팡에게 “우리말을 들어주지 않으면 무리를 떠나겠다”며 들고 일어납니다. 그러자 무리 숫자가 줄어 더 이상 지도자 노릇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 두려웠던 돌팡은 무슨 말이든 들어주겠다고 합니다. 서쪽 돌고래들은 “무조건 동쪽 돌고래들의 말에 ‘노(NO)’라고 말하세요”라고 주문했어요.

 

약속을 지키기로 결심한 돌팡은 동쪽 돌고래들이 말을 하기만을 기다렸어요. 그런데 어쩌지요? 이 사실을 이미 동쪽 돌고래들은 알고 있었어요. 동쪽 돌고래들은 예전처럼 자신들의 생각대로 돌팡이 판단하게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원래 의도와는 반대되는 의견을 내기로 했어요.

 

예를 들어, 동쪽 돌고래들이 사냥에서 쉬고 싶을 때 돌팡에게 “동쪽 돌고래들은 휴식이 필요하지 않아요”라고 말합니다. 그러면 돌팡은 생각해 보지도 않은 채 곧바로 “동쪽 돌고래들은 휴식이 필요하지 않지 않아”라고 하는 것이지요. 곧 “휴식이 필요하다”는 말과 같지요.

 

결국 돌팡은 어떻게 됐을까요? 동쪽 돌고래들은 “동쪽 돌고래 무리에서 지도자가 나오면 안돼”라고 돌팡에게 말했어요. 그러자 또 돌팡은 즉시 “아냐. 동쪽 돌고래 무리에서 지도자가 나오면 안 되지 않아”라고 했지요. “그래? 우리 중에서 지도자가 나와도 된다는 말이구나.” 동쪽 돌고래들은 바로 돌팡을 내쫓고 자신들 중 한 마리를 지도자로 뽑았답니다.

 

부정판단의 부정은 ‘긍정판단’

 

우리가 하는 판단은 보통 ‘긍정판단’과 ‘부정판단’으로 나뉩니다.

 

‘너는 배가 고플 거야’ ‘어동이는 예은이를 좋아해’ ‘상한 음식을 먹으면 배가 아파’처럼 무엇을 ‘그렇다’라고 하는 판단이 긍정판단입니다.

 

반대로 부정판단이란 무엇에 대해 ‘아니다’라는 의도가 담긴 판단이 부정판단이지요. ‘너는 배가 고프지 않을 거야’ ‘어동이가 예은이를 좋아하지 않아’ ‘상한 음식을 먹으면 배가 아프지 않아’ 등이 있겠지요.

 

돌팡이는 동쪽 돌고래들의 판단을 언제나 받아들였어요. “동쪽 돌고래들이 많은 몫을 가져가야지” “서쪽 돌고래가 먼저 동쪽 돌고래를 쳤어”라고 말이지요. 반대로 서쪽 돌고래들에 대해서는 부정판단으로 일관했지요. “우리는 잠이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는 “너희는 잠을 더 자야하지 않아”라고 부정판단으로 바꾸어버렸던 것처럼 말이지요.

 

그럼 부정판단을 다시 부정하면 어떻게 될까요? 재밌게도 다시 긍정판단이 된답니다. ‘나는 운동장에 가지 않았다’는 부정판단을 부정해볼까요? ‘나는 운동장에 가지 않지 않았다’라는 말이 됩니다. 결국 ‘나는 운동장에 갔다’는 의도의 긍정판단이 되지요.

 

영악한 동쪽 돌고래들은 이 원리를 이용했습니다. 결국 “동쪽 돌고래 무리에서 지도자가 나오면 안돼”라는 말에 “동쪽 돌고래 무리에서 지도자가 나오면 안 되지 않아”라고 대답한 돌팡의 부정판단을 꼬투리 잡아 돌팡을 몰아냈지요.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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