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멧돼지가 전국 곳곳의 도심에서 잇따라 목격됐다. 근처 산에 살던 멧돼지가 사람이 사는 지역까지 내려온 것.

 

서울과 경기, 부산, 광주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멧돼지가 나타나 이를 목격한 주민의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는 아파트 단지까지 멧돼지가 들어와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경북 구미시에서는 한 초등학교 앞에서 멧돼지가 잡혔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서울 도심에 멧돼지가 나타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횟수가 2010년 78건에서 2015년 324건으로 크게 늘었다.

멧돼지가 도심으로 가장 자주 내려오는 시기는 가을. 가을에는 산의 풀이 시들고 열매가 거의 떨어져 먹을 것이 부족한데다 등산객들이 남아있는 도토리마저 대부분 주워가 먹이는 더욱 부족해진다. 이 때문에 산에서 먹이를 찾지 못한 멧돼지가 도심까지 내려오는 것. 늦가을과 겨울에 짝짓기를 하는 수컷 멧돼지가 암컷을 찾기 위해 헤매다 도심으로 내려오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은 “가을철은 멧돼지가 산에서 내려올 가능성이 높으므로 산 근처에는 되도록 가지 않고 멧돼지를 발견했을 경우에는 즉시 112나 119에 신고하라”고 조언한다.

 

▶산에 살던 멧돼지가 사람이 사는 곳까지 내려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장 큰 원인은 개발로 인한 서식지 파괴입니다. 심지어 이 서식지 근처에 등산객이 드나들면서 도토리와 같은 멧돼지의 먹이를 가져가 버립니다. 이로 인해 더 많은 멧돼지가 사람이 사는 곳으로 내려오게 됐습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등산객을 대상으로 “산에 사는 동물을 위해 도토리를 줍지 말자”고 캠페인을 벌이기도 할 정도지요.

 

만약 멧돼지를 마주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환경부가 발표한 ‘멧돼지 발견 시 상황별 국민행동 요령’에 따르면 등을 보이며 도망가지 말고 천천히 움직여 주위의 나무나 건물 뒤로 숨어야 합니다. 그리고 신속하게 112나 119에 신고해야 하지요.

 

멧돼지는 겁이 많아 사람이 공격하기 전에 먼저 공격하는 일은 드물다고 합니다. 그러나 갑자기 움직이거나 큰 소리를 내어 쫓아내려고 하면 공격 신호로 받아들일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서정원 기자 monica89@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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