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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도 논리왕]헷갈리는 ‘집합 개념’과 ‘개체 개념’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6-10-09 22: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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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개념 (4) 이기적인 족제비

일러스트 임성훈
 
 
 

《 중학교에 가면 ‘자유학기제’를 보냅니다. 3개 학년 중 한 학기 동안 시험을 보지 않고 △진로탐색 활동 △주제선택 활동(학생별 관심사를 선택해 하는 활동) △동아리 활동을 하지요. 수업 대부분을 발표와 토론으로 하므로 발표와 토론능력으로 평가받기도 하지요.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설득력 있게 내 의견을 말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지겠지요? 논리란 무엇일까요? ‘나도 논리 왕’ 코너가 재미있는 이야기와 함께 알려드립니다. 》

 

 

개념을 배우는 마지막 시간입니다. ‘집합 개념’과 ‘개체 개념’에 대해 알아봅시다.

 

‘빨간 여우’는 교활하다

 

초원에 빨간 여우들이 평화롭게 살았어요. 어쩌지요? 어느 날, 여우들이 사는 초원에서 큰불이 났어요. 안타깝게도 불이 밤에 나는 바람에 잠을 자고 있던 빨간 여우들은 한 마리 새끼 여우만 빼고 모조리 목숨을 잃었어요. 그날 밤 새끼 빨간 여우는 다행히도 무리에 있지 않았어요. 다리가 부러져서 사냥도 못해 굶고 있던 친구에게 쥐를 먹이려고 몰래 무리를 빠져나와 쥐를 잡고 있었거든요.

 

입에 잔뜩 쥐들을 물고 무리로 돌아온 새끼 여우는 충격을 받았지요. 한참을 앉아서 울던 새끼 여우는 다시 벌떡 일어나 자신을 받아줄 무리를 찾아 나서기로 했어요.

 

하지만 빨간 여우를 받아줄 무리는 없었어요. 왜냐고요? 빨간 여우에 대해 초원에 ‘빨간 여우는 교활하다’라는 말이 전해 내려오기 때문이지요. 동물들은 새끼 여우가 빨간 여우란 사실을 알자마자 새끼 여우를 내쫓았어요.

 

하얀 족제비 무리를 찾아갔을 때였어요. 족제비 무리에 다가가 “저는 빨간 여우입니다. 제가 살아갈 수 있게 무리에 끼워주세요”라고 크게 외쳤어요. 그러자 무리에서 꼬마 족제비가 톡 튀어나와서는 “빨간 여우는 교활하잖아. 네가 빨간 여우라고? 너도 교활하다는 말이잖아. 너는 우리에게 해를 끼칠 거야. 저리 가!”라고 했어요.

 

염소, 버팔로, 미어캣 무리에서도 새끼 여우는 거절당했답니다. 새끼 여우는 자신은 그렇지 않은데 왜 다른 동물들이 자기를 교활하다고 생각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어요. 크게 상처받은 새끼 여우는 결국 혼자 살기로 합니다. 큰 나무 하나를 골랐어요. 밤이 되면 그 나무 위에 혼자 올라가 잠을 청하며 살아갔어요.

 

그러던 어느 날, 초원에 많은 비가 쏟아져 홍수가 크게 났어요. 많은 동물이 물살에 휩쓸려 목숨을 잃었지요. 새끼 여우는 큰 나무 위에 있어서 휩쓸리지 않았어요. 나무를 배 삼아 홍수가 지나갈 때까지 새끼 여우는 물에 둥둥 떠 있을 참이었어요.

 

새끼 여우는 나무를 타고 떠가면서 미어캣, 가젤 등 몇몇 동물들을 나무배에 태워 그들의 목숨을 구해주기도 했지요. 그러던 중 새끼 여우는 저 멀리서 예전에 만났던 꼬마 하얀 족제비를 보고 나무에 태우려고 했어요. 그러자 다른 동물들이 격렬하게 반대했어요. “빨간 여우야, 그 말 몰라? ‘하얀 족제비는 이기적이다’라는 말. 쟤는 이기적이라서 우리를 나무에서 내쫓고 자기만 타려고 할 거야.”

 

새끼 여우는 고개를 저었어요. “아니야. 하얀 족제비가 이기적이라는 말은 하얀 족제비 전체의 속성을 나타낼 뿐이야. 그렇다고 해서 저 꼬마 족제비 한 마리가 이기적이라고 단정할 수 없어.” 새끼 여우는 꼬마 족제비를 얼른 나무에 태웠어요. 우려와 달리 꼬마 족제비는 다른 동물이 쿨쿨 잘 때도 열심히 나무배를 젓고, 나무 앞에 우거진 풀 같은 장애물이 있으면 선뜻 나서서 장애물을 치웠답니다.

 

한국인은 집합 개념이자 개체 개념

 

개념에는 ‘집합 개념’과 ‘개체 개념’이 있어요.

 

집합 개념이란 많은 개별적 대상들의 집합을 일컫는 말입니다. 음식, 인종, 국가, 전자제품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반대로 개체 개념이란 집합체에 속하는 개개의 사물을 나타내는 개념입니다. 사물의 속성이 드러나지요. 음식이 집합 개념이라면 치킨, 자장면, 파스타 등이 개체 개념이지요. 하나 더 해볼까요? 나라가 집합 개념이라면? 프랑스, 대한민국, 일본 등이 개체 개념입니다.

 

집합개념은 집합체의 속성을 반영합니다. 그런데 이런 속성은 집합체 속 개체의 속성과 꼭 같은 것은 아닙니다. 특히 똑같은 단어가 집합 개념뿐 아니라 개체 개념으로도 쓰이는 경우는 더욱 헷갈리기 쉽지요. 이런 경우 집합 개념의 속성이 개체 개념의 속성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착각하기 쉬워요.

 

예를 들어볼까요? ‘한국인은 매운 음식을 잘 먹어’라는 문장에서 ‘한국인’은 집합 개념으로 쓰였지요. 그러나 ‘어동이는 한국인이야’라는 문장에서 ‘한국인’은 어동이의 속성을 나타내는 개체 개념으로 쓰였습니다. 두 번째 문장에서 쓰인 개체 개념인 ‘한국인’이 집합 개념인 ‘한국인’과 똑같다고 착각하면 ‘한국인은 매운 음식을 잘 먹어→어동이는 한국인이야→어동이는 매운 것을 잘 먹을 거야’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이와 달리 빨간 여우는 집합 개념과 개체 개념을 헷갈리지 않았습니다. ‘하얀 족제비는 이기적’이라는 말에서 ‘하얀 족제비’는 집합 개념이었습니다. ‘꼬마 족제비는 하얀 족제비’라는 사실에서 ‘하얀 족제비’는 꼬마 족제비의 특성을 나타내는 개체 개념이었지요. 그러니 꼬마 족제비가 반드시 이기적이라고 보지 않았던 것이지요.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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