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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 속 내시, 실제로는 어땠을까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6-10-05 23: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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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을 움직이는‘숨은 권력자’

역사 속 내시, 실제로는 어땠을까

여주인공이 남자로 변장해 궁궐 내시로 일하면서 왕세자와 연인이 되는 이야기를 담은 사극 드라마가 최근 인기를 끌면서 내시에 대한 사람들의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조선시대 내시는 임금의 시중을 들거나 숙직 따위의 일을 맡아보던 남자를 일컫는 말.

 

실제로 역사 속 내시는 어떤 존재이며, 어떤 일을 했을까. 우리가 몰랐던 내시에 대해 알아보자.

 

 

인내심은 필수

 

내시가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자질은 인내심이었다. 왕을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를 해야 하고, 어떤 고문을 당하더라도 왕에 관한 비밀을 발설해선 안 되는 것. 참을성이 얼마나 강한지 미리 알아보기 위해 코에 모래를 넣거나 거꾸로 매달거나 물을 마구 먹이기도 했다. 또 비상시 왕을 업고 궁궐 밖으로 탈출해야 했으므로 사람을 업고 다니는 훈련도 받았으며 궁궐을 이루는 수많은 건물들의 위치와 구조들을 속속들이 외고 있어야 했다.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누구나 마음먹는다고 정식 내시가 될 수는 없었다. 궁궐 청소, 잔심부름 따위를 하는 소환(지위가 낮고 경험이 모자란 견습 내시)을 성공적으로 거쳐야만 정식 내시가 될 수 있었다.

 

왕과 수준 높은 대화를 나눠야 하므로 내시에겐 학식도 필수였다. 소환 시절부터 내시들은 ‘대학’ 같은 유교 경전을 익혀야 했다. 조선 15대 왕 광해군 때의 내시인 이봉정은 글씨를 매우 잘 썼으며, 왕의 질문에도 재치 있는 대답을 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어느 날 광해군이 이봉정에게 “자네가 예전 왕을 모실 때는 무척 수척했었는데 지금 내 밑에서는 살이 찌고 건강하니, 왜 그런가?” 하고 물었다. 이봉정은 “곧 성은(왕의 은혜)입니다”라며 “선왕(이전 왕)은 부지런하셔서 제가 따르느라 수척해졌지요. 그런데 요즘은 제 때 먹고 제 때 자니 어찌 살이 찌지 않겠습니까”라고 답했다. ‘광해군 당신은 선조보다 덜 부지런하다. 그래서 내가 살이 찌는 것이다. 그러니 왕으로서 더 부지런하게 행동하면서 일을 더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이런 재치 있는 표현을 통해 에둘러서 광해군에게 전한 것이다.

 

 

왕의 ‘입’

 

내시들은 내시부에 소속되었다. 내시부 내시는 140명. 주로 음식, 차를 준비하고 내오는 등 왕의 생활을 보조했다. 왕이 사냥할 때 쓰기 위한 매를 기르는 내시도 있었다. 내시는 궁궐을 오가는 각종 물건뿐 아니라 왕실의 재산과 토지를 관리하면서 왕의 ‘최측근’으로 자리 잡았다.

 

내시 가운데는 ‘왕의 입’ 역할을 하는 이도 있었다. 이를 ‘승전색’이라고 한다. 조선시대에 나라의 운영과 관련된 왕의 공식적인 명령은 주로 승정원(왕의 명령을 내고 들이는 일을 하는 부서)의 관료들이 신하들에게 전했다. 반면 승전색은 일상적인 왕의 말을 궁궐의 다른 이들에게 전하는 역할을 했다.

 

 

‘공신’ 되기도

 

왕의 측근인 내시는 정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조선 1대 왕인 태조 때의 내시 김사행은 고려 때부터 내시로서 일한 이. 그는 궁궐의 여러 건물을 짓는 일을 감독했으며, 태조의 믿음을 얻어 공신(공을 세운 신하)이 됐다.

 

14대 왕 선조 역시 내시인 양자검을 공신으로 삼았다.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 선조가 북쪽 의주로 몸을 피하도록 도운 공을 인정받은 것. 공신이 되면 노비, 땅, 은 등의 재물을 받는다.

 

조선 초기에는 왕의 말을 신하들에게 전하고, 신하들의 의견을 왕에게 전하는 일도 승정원 관료가 아닌 내시가 담당하는 경우도 많았다. 특히 왕이 어려서 그 어머니인 왕후가 대신 정치를 하는 경우에는 내시가 두 사람 사이의 소통을 담당했다.

 

13대 왕 명종은 11세 때 왕이 된 인물. 어머니인 문정왕후가 대신 나라 운영을 맡았고, 이때 내시들이 왕후의 입과 귀 역할을 했다. 문정왕후가 아끼는 신하를 명종이 몰래 내치려고 하자, 문정왕후가 내시를 통해 이를 몰래 듣고 명종을 꾸짖기도 했다.

 

조선 후기에 접어들면 내시가 정치에 개입하는 경우가 줄게 된다. “내시를 멀리해야 한다”는 신하들의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란을 일으키려는 이들이 은밀하게 내시와 접촉해 왕의 목숨을 위협하려 했던 적도 있었다.

 

▶김보민 기자 gomin@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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