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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눈높이 사설]지금은 덕후시대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6-10-04 21:4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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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드라마 ‘드라마월드’의 한 장면. 넷플렉스 홈페이지 캡처
 
 
 

미국 드라마(미드)에서는 경찰이 나오면 수사를 하고 의사가 나오면 진료를 한다. 일본 드라마(일드)는? 경찰도 의사도 교훈을 준다. 한국 드라마(한드)? 예상대로다. 경찰이 나오면 경찰이 연애를, 의사가 나오면 의사가 연애를 한다. 누리꾼들이 재치 있게 비교한 미드, 일드, 한드의 특징이다.

 

한드는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마니아(어떤 한 일에 몹시 열중하는 사람)층을 확보하고 있다. 그중 한 사람인 미국의 크리스 마틴은 K드라마(한국 드라마)를 낱낱이 해부해 신선하게 패러디(익살스럽게 흉내냄)한 10부작 웹 드라마(인터넷으로 방영되는 드라마) ‘드라마월드’를 제작했다. 한드 팬인 미국인 소녀가 우연히 K드라마에 빨려 들어가 펼쳐지는 일을 그렸다. 미드 속 한드에는 ‘캔디형’ 여주인공, 까칠한 재벌 2세, 그의 곁을 맴도는 악녀, 성격 파탄자 같은 재벌가 사모님이 등장한다. 한드의 필수 양념, 예컨대 빨래판 복근을 노출하는 샤워 장면과 뜬금없고 노골적인 간접광고도 골고루 버무렸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지만 한드에 빠져 영상 연출로 행로(길)를 바꾼 마틴 감독은 ‘한드덕후’로 불린다. ‘덕후’란 일본의 오타쿠(마니아)에서 파생된 말로 특정 분야에 몰입해 전문가급으로 인정받는 사람을 뜻한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덕후는 사회 부적응을 뜻하는 부정적 의미에서 지금은 트렌드(유행)를 이끄는 주역으로 주목받는다. 실제로 올 7월 넷플렉스를 통해 공개된 ‘드라마월드’는 지난달 서울드라마어워즈 시상식에서 지난 1년간 국내서 가장 사랑받은 해외 드라마로 뽑혔다. 39개 언어로 번역될 만큼 한드 마니아층의 인기를 끌면서 차기(다음 시기) 시리즈 얘기도 나온다.

 

자신의 덕후적 정체성을 공개하고 이를 직업으로 삼는 이들도 생겨났다. 덕후를 가리는 기준에는 ‘○○를 바라보거나 생각하면 그저 웃음이 나온다. 무제한 토론도 가능하다. 몰입할 때만큼은 초인적인 집중력이 생긴다’ 등이 포함된다.

 

이 정도로 뭔가에 빠져 살 수 있다면 즐거운 일 아닌가. 그러나 획일화(모두가 같아서 다름이 없음)를 강조하는 우리의 현실에서 확고한 취향과 개성을 가진 아이들의 설 자리는 어디일까.

 

동아일보 10월 3일 자 고미석 논설위원 칼럼 정리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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