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총회. AP뉴시스

     

반기문 유엔(UN·국제연합) 사무총장(이하 총장)의 임기가 올해 말로 끝나면서 유엔을 이끌 다음 수장 자리를 놓고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차기(다음 시기) 유엔 총장은 2017년 1월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유엔 총장은 어떻게 뽑을까? 공식 절차는 없지만 관례는 있다.

 

일단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가 2∼3개월간의 의견수렴을 거친 후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후보 1명을 유엔 총회에 추천한다. 그 뒤 유엔 총회에서 투표로 총장을 최종 선발한다. 단, 이 투표에서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중 하나라도 거부하면 그 후보는 총장이 될 수 없다.

 

현재 안보리 15개국은 의견을 모으기 위해 올해 7월부터 총장 후보 투표를 진행해왔다. 26일 5차 투표가 진행됐고 다음달 5일에 6차 투표를 진행한 뒤 후보를 결정할 예정. 10월에 최종 선출된다.

 

유엔 총장은 어떤 일을 할까? 누가 후보로 거론될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AP뉴시스

   

대통령+교황

 

유엔 총장은 ‘세계 대통령’으로도 불린다. 세계 최대 국제기구인 유엔의 대표자이기 때문이다. 유엔 직원 약 1만6000명의 인사권을 가지며 유엔의 막대한 예산을 집행한다. 또 유엔의 사업 대부분을 최종 결정한다.

 

미국 일간신문 워싱턴포스트는 총장 명칭 앞에 ‘Secular pope(세속 교황)’이란 수식어를 자주 붙인다. 신적인 존재인 교황과는 다르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의 교황이라는 뜻. 총장에게는 교황만큼이나 세계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역할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국제분쟁의 중재자로 나서는 ‘세계 외교관’이기도 하다.

 

유엔 총장의 임기는 5년. 한 번 연임(임기를 마친 뒤 다시 직위에 머무름)이 가능하다. 유엔의 8대 총장인 반 총장도 2007년에 총장 자리에 올랐다가 연임한 것.

 

유엔 안보리 회의. AP뉴시스

   

미국 vs 러시아 vs 중국

 

누가 차기 유엔 총장이 될까? 국제기구에서 활동한 경험을 토대로 유엔을 잘 이끌어갈 리더십을 갖춘 인물은 누구일까?

 

전문가들은 동유럽에서 차기 총장이 나올 것으로 내다본다. 권역별로 돌아가며 총장을 배출하는 것이 관례가 됐는데, 유엔의 5개 권역(서유럽·북미, 아시아·태평양, 아프리카, 중남미, 동유럽) 중 동유럽에선 한 번도 총장을 배출하지 않았기 때문. 현재 거론되는 총장 후보 10명 중 절반이 동유럽 출신이다.

 

물론 출신이 전부는 아니다. 최종투표에서 미국, 러시아, 중국 등 각 상임 이사국이 후보자를 거부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만큼 상임 이사국이 누구를 지지하는 지도 관건이다.

 

불가리아에서 당초 총장 후보로 내세웠던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을 최근 다른 인물로 교체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가 러시아랑 지나치게 가까워 미국, 영국 등이 좋아하지 않는다는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안토니오 구테헤스. 동아일보 자료사진

   

안토니오 구테헤스 전 포르투갈 총리는 이번에 유엔 안보리가 행한 1∼5차 총장 후보 투표에서 모두 지지율 1위를 지킨 인물. 그러나 2005년부터 10년간 유엔 난민기구 최고대표였던 구테헤스는 중국의 강력한 반대를 받고 있다.

 

※ 상식UP

 

유엔 안보리: 유엔을 움직이는 핵심 기관. 임기 제한이 없는 5개 상임이사국과 임기가 2년인 10개의 비상임 이사국으로 구성된다.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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