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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에서]“책 타고 여행 떠나요”
어린이동아 취재기자가 독자와 지면을 통해 대화합니다



강원 고성군 한 초등학교에 도착한 책 버스(왼쪽)와 책 버스에서 책을 읽는 어린이들

제 나이 예닐곱쯤이었을까요? 전 학교보다 동사무소를 좋아했어요. 동사무소 안에 마음에 쏙 드는 조그마한 도서관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학교가 끝나면 슈퍼에서 탄산음료 하나 사들고 도서관으로 쭐레쭐레 달려가곤 했어요. 가자마자 ‘신간 코너’를 쫙 훑고는 책 네다섯 권을 골라와 옆에 쌓아두고 종일 읽었어요. 책을 빌리려면 책 맨 뒤쪽에 있는 ‘대출카드’에 이름을 써야했습니다. 대출카드에서 누가 이 책을 빌려갔었는지 보는 재미도 쏠쏠했지요. 대출카드에 좋아하는 친구 이름이 적혀있어 얼굴이 붉게 물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선생님, 1시간만 더 읽을래요”

 

어린이동아 9월 21일자 1면에 게재된 ‘전국 곳곳 누비는 책 버스’를 취재하며 어렸을 때의 기억이 밀려왔습니다.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이 2005년부터 운영한 책 버스는 무려 1000권이 넘는 책을 싣고 시골의 작은 초등학교나 큰 도서관이 없는 마을 등을 방문하지요. 저는 책 버스가 강원 고성군의 한 초등학교를 방문한 현장을 찾았어요. 전교생이 36명인 작은 학교였지요.

 

책 버스가 운동장에 들어서자 학생들은 마치 놀이동산에 온 듯 “우와!” 소리를 지르며 버스에 올라탔어요. 한 5분 뒤, 버스는 금세 조용해졌답니다. 각자 고른 책에 푹 빠졌기 때문이었지요. 소파에 엎드리거나 바닥에 누워 책을 읽는 어린이도 있었어요.

 

“책 읽기 시간 끝났어!” “이제 그만 가자”라고 선생님이 소리를 질러도 학생들은 책을 손에서 놓지 못했습니다. 결국 딱 1시간만 더 보고 가기로 선생님과 약속한 뒤, 다시 책을 읽더군요.

 

이 학생들은 왜 이렇게 책 읽는 걸 좋아할까요? 문화 시설이 주위에 많지 않은 이곳의 학생들에게 책은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기 때문입니다. 이 학교의 근처에는 공연장이나 영화관이 없어요. 영화를 보려면 1시간 넘게 버스를 타고 속초시내로 가야하지요.

 

한 3학년 학생은 “책을 보다보면 내가 있는 곳에서 다른 세상으로 ‘순간이동’하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어요. 또 한 학생은 “군인을 자주 보고 자라서 군인을 꿈꿨지만, 책을 보며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 법의관 등 다양한 직업을 알게 됐다”고 했습니다.

 

 

독서는 여행

 

저도 학생들과 마찬가지였습니다. ‘독서는 여행’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맞벌이를 한 저희 부모님은 바쁘셨기 때문에 저와 동생을 데리고 여행을 자주 다닐 수 없었어요. 심심하면 뒷산 꼭대기에 올라 ‘저기가 63빌딩이구나’ ‘저 산을 넘으면 어떤 곳이 있을까’ 상상하며 여러 곳을 여행하는 꿈을 꾸곤 했지요.

 

그러다가 우연히 동사무소 도서관에 들러 네팔 여행기를 읽었어요. 직접 가보지는 못했지만 책을 읽으며 네팔의 아름다운 풍경, 사람들의 말소리, 그윽한 풀냄새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책을 통해 다양한 곳을 여행하고 많은 사람을 만났어요. 인도나 북한으로 떠나기도 하고 훌륭한 사람, 몸이 아픈 사람, 가난한 사람도 만났지요. 현실에서 다른 사람의 상황을 더 잘 이해하게 되기도 했어요.

 

이날 책 버스에서 만난 학생들도 책을 읽으며 마음껏 상상의 여행을 떠나지 않았을까요? 강원도를 넘어 중국, 유럽, 저 멀리 우주까지 말이에요.

이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는 전교생 수가 적어 도서관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아요. 도서관 바닥이 낡아 걸으면 끽끽 소리가 났고 책도 많지 않지요. 그래서 이곳 학생들은 책을 귀하게 여겨요. 한 5학년 학생은 “학교 도서관에서 찾을 수 없었던 책을 책 버스에서 찾았다. 너무 신기하다”며 뛸 듯이 기뻐했지요.

 

큰 도서관과 서점이 많은 지역에 사는 어린이 중 일부는 책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도서관 사서 선생님들이 “책에 낙서를 하거나 책의 일부를 찢는 학생들이 꽤 있다”고 토로하지요. 책 읽기를 귀찮아하고 휴대전화 게임을 더 즐기는 어린이도 있어요.

 

누군가에게는 너무 소중한 책입니다. 주변에 있는 책을 소중히 여기고 감사한 마음으로 읽어보아요. 독서의 계절인 가을을 맞아 책 한 권 꺼내 읽으며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요?


▶글 사진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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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8 22:49:2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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