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에는 배고픈 커다란 아귀와 수십 마리 작은 물고기들이 살고 있어요. 아귀는 물고기 떼를 잡아먹고 싶지만 똘똘 뭉쳐 헤엄을 치면서 도망치는 녀석들은 쉬운 상대가 아닙니다.

 

아귀는 어떻게 하면 물고기들을 잡아먹을까 궁리하던 중 꾀를 냅니다. 물풀 사이에 숨어 조그만 목소리로 “얘들아, 빨간 물고기가 감기가 걸렸대. 나머지 물고기들이 감기에 옮으면 어쩌지?”라고 소문을 내지요. 소문은 조금씩 작은 물고기들 사이에 퍼집니다. 그러자 작은 물고기들은 빨간 물고기를 무리에서 내쫓아요.

 

이때 아귀는 입을 ‘쩍’ 벌리고 기다리다가 혼자가 된 빨간 물고기를 날름 잡아먹습니다. 아귀는 같은 방법을 이용해 노란 물고기, 파란 물고기도 먹어버립니다.

 

이제는 아귀가 나쁜 소문을 내지 않아도 작은 물고기들은 서로 의심하고 다툽니다. 작은 물고기 무리는 뿔뿔이 흩어집니다. 물고기 떼와 아귀, 누가 이 싸움의 승자가 될까요?

 

박정섭 글·그림. 1만3500원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