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터
  •  [나도 논리왕]같은 개념 다른 단어, 같은 단어 다른 개념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6-09-18 21:40:11
  • 인쇄프린트
  • 글자 크기 키우기
  • 글자 크기 줄이기
  • 공유하기 공유하기
  • URL복사

제4화 개념 (2) 고약한 까치

일러스트 임성훈
 
 

《 중학교에 가면 ‘자유학기제’를 보냅니다. 3개 학년 중 한 학기 동안 시험을 보지 않고 △진로탐색 활동 △주제선택 활동(학생별 관심사를 선택해 하는 활동) △동아리 활동 등을 하지요. 이때는 수업 대부분을 발표와 토론이 차지하며, 발표와 토론 능력으로 평가받기도 하지요. 그만큼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설득력 있게 내 의견을 말하는 능력이 중요해지겠지요? 논리란 무엇일까요? ‘나도 논리 왕’ 코너가 재미있는 이야기와 함께 알려드립니다. 》

 

 

이번 시간에는 ‘개념’과 ‘단어’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아봅니다. 같은 개념을 나타내는 서로 다른 단어, 서로 다른 개념들을 의미하는 같은 단어가 있다고 합니다.

 

“둔부는 괜찮아요”

 

추운 겨울. 산은 온통 눈으로 하얗게 뒤덮였습니다. 좁쌀, 수수 같은 곡식들이 눈에 꼭꼭 파묻혀 많은 새들은 먹이를 구하지 못했답니다. 참새처럼 작은 새들은 곡식을 겨우 발견해도 꿩, 까치 같은 큰 새들에게 빼앗겨 굶주림이 더했습니다.

 

“더 이상 못 참겠다.” 참새들은 까치들을 찾아가기로 합니다. 까치들은 겨울이 오기 전 곡식을 많이 모아놓아 겨울에도 배불리 먹기 때문이지요. 참새들은 까치가 곡식을 주는 대신 못된 장난을 친다는 소문을 들었지만 배를 채울 수만 있다면 어떤 일이든 견뎌내기로 하지요.

 

참새들은 까치 집 문을 ‘똑똑’ 두드렸어요. 문이 벌컥 열리고 까치들이 나타났어요.

 

“까치님들, 안녕하세요. 너무 배고파서 그러니 곡식을 조금만 나눠주시면 감사하겠어요.”

 

까치들은 “좋아! 얼마나 너희에게 나눠줄지 얘기를 좀 해볼게”라며 집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참새들은 소문과 달리 바로 곡식을 내주겠다는 까치들의 친절함에 감동했어요. 알고 보면 까치들은 집 안에서 참새들을 어떻게 골탕 먹일지 의견을 모은 건데도 말이지요.

 

다시 문을 열고 나타난 까치들. “너희가 10일 동안 배불리 먹을 양의 쌀을 줄게.”

 

참새들은 고마워서 고개를 연신 꾸벅 숙였어요. 그러자 까치가 말합니다. “단, 각각 ‘엉덩이’를 10대씩 맞으렴.”

 

참새들은 펄쩍 뛰며 “아이고, 엉덩이를 많이 맞으면 날기가 힘들어요”라며 빌었어요. 그러자 까치는 “그래? 좋아. 그럼 ‘둔부’를 대신 맞으렴”이라고 했어요. 참새들은 “둔부는 가능하지요.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대답했어요. 참새들은 처음 들어보는 말인 ‘둔부’가 무엇인지 몰랐지만, 엉덩이만 피하면 된다고 생각했지요. 그때 까치들은 깔깔 웃으며 참새들의 엉덩이를 10대씩 방망이로 흠씬 두드렸어요.

 

“아니! 약속과 다르지 않습니까?”라며 참새들이 따져 묻자, 까치들은 도리어 이렇게 말하며 호통을 쳤습니다. “무슨 말이지? ‘둔부’가 바로 엉덩이란 뜻이야!”

 

까치가 자신들을 속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참새들은 눈물을 머금고 쌀을 받아 집으로 겨우 걸어서 돌아왔어요. 엉덩이가 산처럼 부풀어 올라 날지 못하게 된 참새들은 언젠가 까치들에게 복수를 하겠다고 결심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폭우에 나무들이 쓰러지고 산사태가 크게 났어요. 산속 동물들은 근처의 산으로 함께 걸어 이동하기로 했지요. 까치들은 터벅터벅 걸어가는 참새들을 발견하고 다가갔어요. “참새들아. 오랜만이구나. 잘 지냈니?”

 

참새들은 까치들과 말도 섞기 싫었지만 “까치님들이 주신 곡식 덕분에 겨울을 잘 보냈습니다”라고 말했어요. 그러던 참새들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까치들을 향해 돌아서서 “까치님들 앞에는 늘 ‘경사’가 있네요”라며 웃었어요. 그러자 까치들은 자신들에게 늘 기쁜 일이 있다는 참새들의 말에 기분이 좋아졌어요. 그 순간. 까치들은 아래로 갑자기 주르륵 미끄러져 ‘쿵’ 떨어졌어요. 모두 날개를 크게 다쳤지요.

 

참새들이 떨어진 까치들을 내려다보며 말했습니다. “아이고, 그러게 저희들이 경사가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경고를 해드렸는데도 경사를 피하지 못하다니 안타깝네요.”

 

까치들이 말한 ‘경사’는 ‘축하할 만한 기쁜 일’이란 뜻이 아닌 ‘기울어짐’ 혹은 ‘비탈’을 뜻하는 말이었지요. 까치들은 엉엉 울면서 먼저 말장난으로 참새들을 괴롭혔던 일을 후회했답니다.

 

어머니=엄마

 

하나의 개념은 꼭 하나의 단어와 짝지어있진 않습니다. 하나의 단어도 마찬가지로 반드시 하나의 개념과 짝을 이루는 것은 아니지요.

 

같은 개념을 다른 단어로 표현할 수 있어요. 닭이 낳은 알은 ‘달걀’뿐 아니라 ‘계란’이란 단어로도 나타낼 수 있으니까요. ‘어머니-엄마’ ‘해-태양’ ‘목마름-갈증’ ‘옥수수-강냉이’도 마찬가지에요. 까치들은 이런 원리를 이용해 참새들에게 장난을 쳤습니다. ‘둔부’와 ‘엉덩이’는 같은 뜻(개념)을 가진 단어들이지만 참새들은 발음이 다르다는 이유로 두 단어가 서로 다른 개념을 가졌다고 착각한 것이지요.

 

이와는 반대로, 같은 단어로 서로 다른 개념을 표현할 수도 있어요. ‘눈’이란 단어를 떠올려 볼까요? 똑같이 ‘눈’이라고 읽히는 단어이지만, ‘겨울에 하늘에서 내리는 하얀 물체’를 뜻할 수도 있고 ‘사물을 볼 수 있는 신체기관’을 뜻하기도 하지요. 먹는 과일로서의 ‘배’와 물 위를 가는 교통수단으로서의 ‘배’, 그리고 음식을 많이 먹으면 볼록 튀어나오는 우리 몸의 ‘배’도 똑같은 글자로 표기되는 단어이지만 그 ‘개념’은 서로 다르지요.

 

참새들은 바로 이런 원리를 이용해 까치에게 복수를 할 수 있었지요. 한자로는 뜻이 서로 다른 단어이지만 발음이 같은 ‘경사’는 ‘축하할만한 기쁜 일’도, ‘비탈’도 의미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지요.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국지역난방공사 권지단
  • 댓글쓰기
  • 로그인
    • 어동1
    • 어동2
    • 어동3
    • 어동4
    • 어솜1
    • 어솜2
    • 어솜3

※ 상업적인 댓글 및 도배성 댓글, 욕설이나 비방하는 댓글을 올릴 경우 임의 삭제 조치됩니다.

더보기

NIE 예시 답안
시사원정대
  • 단비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