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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보다 아름다운 ‘땀’…신문박물관 ‘노 골드 No Gold’ 전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6-07-27 16: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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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보다 아름다운 ‘땀’…신문박물관 ‘노 골드 No Gold’ 전

‘금메달 10개, 종합 10위.’


다음달 6일 열리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여름올림픽에서 한국선수단이 목표로 한 메달의 숫자와 순위다.


우리는 이렇듯 올림픽을 전후해 메달 색깔과 숫자, 세계 순위에 관심을 집중하지만, 정작 올림픽을 개최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메달 숫자를 집계해 발표하지도, 나라별 순위를 매기지도 않는다. 메달 수와 순위를 따지는 것은 언론들이 자체적으로 하는 일일 뿐. 올림픽은 원래 ‘경쟁’이 아닌 ‘세계인의 축제’이므로 참가 자체에 가장 큰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금메달 개수나 순위에 우리나라가 유독 관심이 많은 것은 ‘금메달 개수가 국력(나라의 힘)을 나타낸다’는 인식 때문이다. 이 탓에 은메달을 딴 한국선수들이 “금메달을 따지 못해 국민에게 죄송하다”고 사과를 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런 뜻에서 서울 종로구 신문박물관에서 열리는 ‘노 골드 No Gold’ 전은 올림픽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 전시는 역대 올림픽에서 비록 금메달을 따진 못했지만 최선을 다한 우리나라 선수들을 다룬 동아일보 기사들을 소개한다. 전시된 기사들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국민이 올림픽을 바라보는 시각이 과거 ‘금메달 지상주의’에서 점차 ‘노력 자체로 아름답다’로 변해왔음을 알게 된다.




1등만 최고?


1930∼1970년대에 은·동메달을 딴 선수들은 거의 주목받지 못했다.


우리나라가 일제 강점기에 있던 1936년 독일 베를린 여름올림픽. 당시 마라톤 시상식에는 금메달을 딴 손기정 선수 말고도 우리나라 선수 한 명이 더 있었다. 동메달을 목에 건 남승룡이다. 당시 남승룡은 손기정의 그림자에 가리면서 언론의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1948년 영국 런던 여름올림픽은 해방 후 처음 우리나라가 참가한 올림픽. 당시엔 선수들에게 필요한 교통비, 훈련비 등을 마련해주기 위해 국민 모금운동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런 의미 깊은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들은 동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신문들에서 크게 다뤄지지 않았다. 금메달을 따지 못한 것에 크게 실망한 국민이 많았기 때문이다. 김성집 역도선수, 한수안 복싱선수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는 내용의 ‘건국 첫 메달리스트’(1948년 8월 12일 자) 기사는 크게 보도되지 않았다.


“금 못 따 죄송 ㅠㅠ”



미국 LA 여름올림픽(1984년)에서는 ‘반드시 좋은 기록을 내야한다’는 인식이 강했다. 그 다음 여름올림픽이 서울에서 열리므로 우리나라가 직전 올림픽에서 메달을 많이 따야 다음 올림픽 개최국으로서 체면이 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메달을 따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에는 선수를 아예 파견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당시엔 있었다. ‘LA올림픽, 가느냐 마느냐’(1984년 5월 22일 자) 기사에는 ‘체육회는 참가에만 의의가 있는 종목 선수 파견에 난색(어려워하는 기색)을 표하고 있다’는 내용이 나온다.


선수들은 좋은 기록에 대한 중압감으로 은메달을 따고도 당당하지 못했다. ‘극기로 물리친 3면의 적’(1984년 8월 6일 자) 기사를 보면 은메달을 딴 김재엽 유도선수가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는 아쉬움에 눈물을 흘리며 시상대에서조차 고개를 들지 못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그는 연신 “금메달 못 따 죄송하다”고 말했다.

금 아니어도 괜찮아


1990년대 이후 금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에게도 언론과 국민의 이목이 쏠리기 시작했다.


이봉주 마라톤 선수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한 ‘은메달리스트’ 중 하나. 그가 1996년 미국 애틀랜타 여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내용을 보도한 ‘이봉주 마라톤 은’(1996년 8월 5일 자) 기사는 매우 큰 비중으로 동아일보에 실렸다. 결과보다는 꾸준한 노력과 겸손한 태도라는 ‘과정’에 더 주목하면서 이봉주를 높게 평가하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런 변화는 기사 제목에서 잘 나타난다. 그리스 아테네 여름올림픽(2004년)에서 은메달을 딴 장미란 역도 선수를 다룬 기사의 제목은 ‘미란아, 이제 눈물을 거두렴. 너의 은은 금만큼 아름다워’였다.


전시는 9월 11일까지. 관람료 어린이 2000원, 어른 3000원. 문의 02-2020-1880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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