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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cience]박쥐야, 나방아 이리 오너라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6-07-26 21:3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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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6시간만 꽃피우는 선인장 ‘셀레니체레우스’

셀레니체레우스의 개화 전. 국립수목원 제공(위쪽 사진)셀레니체레우스의 꽃이 핀 모습(아래쪽 사진)
 
 

국립수목원(경기 포천시)이 특별한 선인장이 개화(꽃이 핌)하는 모습을 최근 공개했다. 1년 중 단 ‘하룻밤’ 6시간 정도만 꽃을 피우는 선인장 ‘셀레니체레우스’가 수목원 온실에서 꽃을 피우는 순간을 담은 사진과 영상이었다.

 

셀레니체레우스는 밤에만 아름다운 꽃을 피워 일명 ‘밤의 여왕’으로 불리는 선인장. 흰색이나 노란색인 꽃의 지름은 15∼20cm로 크기가 어른 손바닥과 비슷하다. 셀레니체레우스가 꽃을 피우는 목적은 다른 선인장과 마찬가지로 번식을 하기 위해서다.

 

궁금하다. 셀레니체레우스가 밤에만 꽃을 피우는 까닭은 뭘까?

 

내 꽃가루 가져가

 

사막처럼 햇볕이 뜨겁고 건조한 환경에서 자라는 선인장이 자손을 퍼뜨리는 방법은 보통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선인장이 피운 꽃의 꽃가루가 다른 곳으로 퍼져나가도록 함으로써 번식하는 방법. 꽃은 꽃잎, 꽃받침과 수술과 암술 등으로 이뤄진다. 수술에서 나오는 꽃가루가 암술에 묻으면 번식이 시작된다.

 

선인장이 꽃을 피우면 동물들이 꿀을 먹기 위해 꽃 근처에 왔다가 몸에 꽃가루가 묻게 된다. 이들 동물은 나비와 벌이 아니다. 선인장이 사는 환경에서도 잘 살 수 있는 나방이나 박쥐 등인 것. 이들이 꽃 사이사이를 돌아다니면 몸에 있던 꽃가루가 암술에 자연스레 묻는다.

 

두 번째는 선인장 몸이 잘리는 경우다. 이때 잘린 조각들이 모래, 돌에 뿌리를 내림으로써 또 다른 선인장으로 자라는 것. 선인장은 동물에 의해 잘릴 때도 있고, 바람 등 자연현상에 의해 조각나기도 한다. 이런 원리를 이용해 일반 가정에서는 선인장을 잘라 땅에 심어 번식시킨다.

 

그런데 첫 번째 방식이 결코 쉽지는 않다. 사막과 같은 고온건조한 곳에는 동물이 살기 힘들어 나방이나 박쥐도 적은 수만 사는 것. 그래서 셀레니체레우스는 꽃을 자주 피워 ‘체력’을 낭비하는 일을 줄이기 위해 1년에 딱 한 번만 꽃을 피우는 효율적인 전략을 펼친다.

 

에키놉시스가 꽃을 피운 모습. 더 아틀란틱
 
 

바닐라 향에 매혹될 걸?

 

국립수목원에 따르면 셀레니체레우스 외에도 에키놉시스, 힐로세레우스 등 밤에만 꽃을 피우는 선인장은 꽤 많다.

 

선인장들이 밤에 꽃을 피우는 이유는 꽃가루를 옮겨줄 나방, 박쥐 등을 더 많이 유혹하기 위해서다. 뜨거운 환경에서는 낮보다는 열기가 식은 밤에 나방, 박쥐가 활발하게 돌아다니는 사실을 이용하는 것.

 

특히 셀레니체레우스의 꽃은 ‘바닐라 향’을 내뿜는다. 바닐라 향은 낮에 활동하는 동물보다 나방, 박쥐 등 야행성(밤에 움직이는 성향) 동물이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밤에 돌아다니는 동물이 이 바닐라 향에 이끌려와 꽃가루를 몸에 묻힘으로써 셀레니체레우스의 번식을 돕는다.

 

국립수목원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셀레니체레우스 주위에 작은 날파리 등 각종 곤충이 꽃을 더듬고 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수목원 온실에 없는 박쥐, 나방 대신 이 곤충들이 셀레니체레우스의 꽃가루를 옮기고 다니는 것.

 

밤에 크게 피는 꽃

 

셀레니체레우스의 원산지는 멕시코 등 남아메리카 지역이다. 영국 왕실에서는 1700년대 이전부터 재배됐으나 1753년 스웨덴 식물학자 칼 폰 린네(1707∼1778)가 셀레니체레우스라는 이름을 붙여 처음으로 문헌에 기록했다. 셀레니체레우스는 라틴어로 ‘밤에 크게 핀다’는 뜻을 갖고 있다.

 

셀레니체레우스는 늦은 봄에서 초여름 사이 딱 6시간만 꽃을 피우기 때문에 개화 과정이 포착되기란 쉽지 않다.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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