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어린이기자인 서울매헌초 3학년 방준석 군(왼쪽)과 대구 계성초 6학년 이재경 양(오른쪽)이 배경수 개발자를 만났다

     

동아어린이기자인 서울매헌초 3학년 방준석 군(왼쪽)과 대구 계성초 6학년 이재경 양(오른쪽)이 배경수 개발자를 만났다

 

미국 일간신문 뉴욕타임즈가 “한국 벤처기업인 캠프모바일의 얼굴변형 애플리케이션(앱)인 ‘스노우’가 아시아권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스노우를 실행하고 스마트폰 카메라로 얼굴을 인식시키면, 얼굴이 스마트폰 화면에서 자유자재로 변형된다. 머리 위에 난데없이 토끼 귀가 달리기도 하고 눈, 코가 순식간에 강아지처럼 바뀌는 것.

 

어린이들 사이에서도 얼굴변형 앱을 갖고 노는 것이 하나의 놀이문화가 됐다. 이 앱이 얼굴을 인식해서 변형하는 원리는 무엇일까. 동아어린이기자 이재경 양(대구 중구 계성초 6), 방준석 군(서울 서초구 서울매헌초 3)이 스노우를 만든 캠프모바일의 배경수 개발자(38)를 만나기 위해 최근 경기 성남시로 출동했다.

 

방 군(왼쪽)과 이 양이 스노우를 이용해 얼굴을 변형해 찍은 사진

   

예능 프로그램에서 나온 아이디어

 

이 양은 배 개발자에게 “얼굴 변형 기능은 어떻게 만들어지나요?”라고 물었다.

 

“눈을 작게 만들고 입에 수염을 단 아저씨로 얼굴을 바꾸는 기능을 만든다고 가정해볼까요? 먼저 디자이너들이 눈의 크기와 수염의 모양을 계획합니다. 그 뒤 스마트폰 카메라가 사용자의 눈과 입 등을 인식하면, 기존의 모습에서 디자이너가 만든 모양으로 바뀌도록 개발자들이 앱을 만들지요.”(배 개발자)

 

어린이들에게 특히 인기 많은 기능은 계란 프라이나 파인애플 등 예상치 못한 물체로 얼굴이 변하는 것. 이런 톡톡 튀는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왔을까? 배 개발자는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컴퓨터그래픽(CG)으로 출연자의 얼굴을 바꾸는 모습을 참고해 이런 기능들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눈·코·입 위치 추측해요

 

방 군이 배 개발자에게 “얼굴변형 앱이 눈, 코, 입을 인식해서 모습을 변형시키는 원리를 설명해주세요”라고 요청했다.

 

“얼굴변형 앱은 눈, 코, 입 위치를 ‘추측’해요. 스노우를 실행시키고 카메라로 얼굴을 찍는다고 생각해볼까요? 보통 얼굴변형 앱은 눈 2개와 그 아래에 코와 입을 1개씩 갖고 있는 물체를 얼굴이라고 인식해요. 그리고 눈, 코, 입의 대략적인 위치를 기준으로 이마, 광대, 턱의 위치를 추측해 얼굴의 전체 형태를 가늠합니다. 추측한 얼굴 형태를 집중적으로 분석해서 눈썹, 코, 귀 등의 위치와 모양을 파악하지요. 이후 원하는 부분을 자유자재로 바꿔요.”(배 개발자)

 

“얼굴이 빠르게 움직일 때도 눈, 코, 입을 인식하는 비결은 무엇인가요?”(이 양)

 

배 개발자는 “스노우는 얼굴의 움직임에 따라 눈, 코, 입이 이동하는 방향과 위치를 가늠할 수 있다”면서 “계산된 위치에 지정된 효과를 주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사진촬영 문화, 동·서양 달라요”

 

이 양이 “스노우가 아시아권에서 인기가 많은 이유가 궁금하다”고 묻자 배 개발자는 “얼굴을 귀엽게 변형시켜주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아시아권의 사진 촬영 문화는 서구와는 조금 달라요. 미국, 유럽 사람들은 얼굴을 망가뜨리면서 사진 찍는 걸 즐기지요. 아시아권 사람들은 최대한 얼굴이 잘 나오게 사진을 찍곤 합니다. 스노우에는 눈이 크고 앙증맞은 코를 가진 귀여운 동물로 변신할 수 있는 기능이 많아요. 얼굴이 심하게 망가지지도 않으면서도 사랑스러워지는 기능을 아시아권에서 선호하는 것이지요.”(배 개발자)

 

배 개발자는 문화권별 사진의 특징을 파악하기 위해서 전 세계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 누리꾼들이 올린 사진을 수개월 분석했다.

 

“각 문화권의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 포즈, 표정뿐 아니라 사진 속 얼굴을 꾸미거나 바꾸는 방법을 유심히 봤어요. 그 결과 아시아권 사람들의 사진촬영 문화를 파악해 앱에 적용할 수 있었지요.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치밀한 분석에서 나온답니다.”(배 개발자)

 

▶성남=글 사진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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