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뉴스
  • [한국사 보물찾기] [한국사 보물찾기]국보 제303호 승정원일기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6-07-06 22:44:06
  • 인쇄프린트
  • 글자 크기 키우기
  • 글자 크기 줄이기
  • 공유하기 공유하기
  • URL복사

‘비 오다 그침’ 생생하게 적어요

[한국사 보물찾기]국보 제303호 승정원일기

한국사 보물찾기

 

2주에 한 번씩 ‘한국사 보물찾기’가 연재됩니다. 국보, 보물, 사적과 같은 우리 문화재에 얽힌 역사 이야기를 알기 쉽게 풀이 해주는 코너입니다. 우리 문화재도 배우고 한국사 상식을 쑥쑥 높여 보아요.

 

 

“여봐라, 도승지를 불러라!”

 

조선시대를 그린 드라마나 영화에 자주 나오는 말입니다. 도승지는 왕의 비서기관인 ‘승정원’에서 가장 높은 관직의 신하입니다. 왕이 내린 명령을 해당 부서에 전하고, 해당 부서에서 왕에게 올리는 문서를 전하는 등의 일을 했지요. 지금으로 치면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에 해당되지요.

 

영화 ‘광해’(2012년)를 보면, 도승지인 허균이 광해군 곁에 있지요. 가짜 왕 역할을 하는 사람에게 왕이 할 일을 일일이 가르치는 것도 이 도승지로 그려집니다. 왕의 비밀까지 알고 있을 만큼 도승지가 최측근(가장 가까이에서 모시는 사람)이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지요.

 

국보 제303호인 ‘승정원일기’는 승정원 신하들이 일하면서 매일매일 쓴 것을 모은 기록물입니다. 모두 책 3245권, 글자 2억4300만 자의 엄청난 양이지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도 올라 있습니다. 1994년부터 한국고전번역원에서 번역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20%밖에 번역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모두 번역하는데 40년 이상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이지요.

 

조선시대 정치·경제·사회·문화를 기록한 승정원일기. 역사학자들의 ‘보물창고’인 승정원일기에 대해 알아봅시다.

 

 

동영상처럼 잔치 그려요

 

‘조선시대 기록물’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조선왕조실록’이지요. 조선왕조실록은 왕이 한 말과 행동을 시간의 순서대로 사관(역사 기록을 담당하는 관리)이 적은 기록입니다.

 

그런데 많은 역사학자들은 “승정원일기가 더 생생한 기록”이라고 합니다. 조선왕조실록은 그 왕이 세상을 떠나고 나서야 기록물들을 모아 만들어지지요. 이 바람에 왕이 숨진 뒤 일어나는 정치 상황의 영향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건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기도 하고요. 그러나 승정원일기는 사건이 일어났던 당시에 바로 기록해 남기기 때문에 더 사실적인 기록으로 평가됩니다.

 

또 승정원일기는 주서(승정원일기를 쓰는 관리)가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빠짐없이 기록한 글이기에 설명이 더 생생합니다. 일이 많다며 투덜대는 왕의 모습까지 적힐 정도이지요.

 

특히 잔치나 성인식 같은 궁중의 각종 행사에 관한 글은 마치 요즘 동영상을 보는 것처럼 생생합니다. 승정원일기에 기록된 조선 21대 왕 영조의 50세 생일잔치의 한 장면을 살펴볼까요?

 

‘왕이 관을 쓰고 곤룡포(용이 그려진 왕의 옷)를 입었다. 왕이 수레에서 내려 명정전(창경궁의 중심 건물)에 나아갔다. 여민락(궁중 음악의 하나)이 연주되었다. 왕세자가 동쪽 문으로 들어와 절하는 자리에 섰고, 신하의 무리가 들어와 절하는 자리에 섰다.’

 

 

승정원일기에도 ‘날씨 칸’이?

 

승정원일기. 동아일보 자료사진

승정원일기는 정치적인 사건 이외에도 다양한 당시의 현상을 풍부하게 담고 있어요. 여러분은 일기를 적을 때 날씨 칸에 어떤 말을 쓰나요? 승정원일기에는 그 날의 날씨가 아주 구체적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아침에는 맑고 해질녘에는 음산함’ ‘간혹 비가 오다가 저녁에는 맑음’ ‘오전 5시∼9시 안개가 낌’ 등이지요. 일식(달이 태양의 일부를 가리는 현상)이나 월식(달이 지구의 그림자에 가리는 현상) 같은 천문현상도 적혀 있어요. 역사 연구뿐 아니라 기상학, 천문학 연구에도 귀중한 자료가 될 수 있지요.

 

승정원일기는 조선 초부터 기록을 시작했으나 전쟁과 반란, 화재 등으로 많은 부분이 사라졌어요. 현재는 1623년 3월부터 1910년 8월까지의 문서가 남아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에 보관되고 있지요. 승정원일기 원문은 디지털 문서로 모두 입력되어 홈페이지(sjw.history.go.kr)에서 누구나 읽을 수 있습니다.

 

▶김보민 기자 gomin@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권지단
  • 댓글쓰기
  • 로그인
    • 어동1
    • 어동2
    • 어동3
    • 어동4
    • 어솜1
    • 어솜2
    • 어솜3

※ 상업적인 댓글 및 도배성 댓글, 욕설이나 비방하는 댓글을 올릴 경우 임의 삭제 조치됩니다.

더보기

NIE 예시 답안
시사원정대
  • 단행본 배너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