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구일초 각 반마다 붙어있는 독서기록 게시판. 서울구일초 제공

   

서울 구로구 서울구일초(교장 남미애 선생님)의 어린이들은 비 오는 날 우산을 깜박 잊었어도 걱정이 없다. 학교에서 빌려주기 때문이다. ‘띠앗 우산’, ‘띠앗 실내화’, ‘띠앗 교과서’라고 불리는 이 특별한 물건들은 서울구일초 학생들에게 ‘든든함’을 선물한다.

 

학생들이 학교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훌륭한 인성을 가진 인재로 자라나는 서울구일초의 명품교육현장을 살펴보자.

 

교실 속 작은 도서관

   

교실이 ‘도서관’

 

서울구일초의 50개가 넘는 학급에서는 모두 ‘교실 속 작은 도서관’을 운영한다. 학기 초 가정통신문을 발송해 도서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을 파악한 뒤 담임선생님과 어린이가 함께 책을 선정해 반별로 1년에 30권을 구입하는 것. 올해 3년째 진행돼온 교실 속 작은 도서관은 학급별로 벌써 90권의 책이 쌓였다.

 

30권은 한 명씩 일주일동안 돌아가면서 집에 가져가서 볼 수 있다. 이렇게 일 년에 30권의 책을 모두 읽는다. 책을 읽을 때마다 어린이들은 자신의 이름이 적힌 반별 게시판에 스티커를 붙이면서 성취감을 느낀다. 어린이들의 독서 열의는 대단하다. 스스로 선정한 책을 돌아가면서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책이 너덜너덜해질 정도.

 

서울구일초에는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는 특별한 워크북도 마련됐다. 선생님들이 힘을 합해 만든 이 워크북은 △마음의 지도 그리기 △상장 만들어 주기 △작가가 되어보기 등 다양한 독후 활동을 하도록 돕는다.

 

가정에서도 책읽기를 습관화하도록 하기 위해 서울구일초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나랑 책이랑 아이랑 구일 랑랑랑 학부모 독서교실’도 최근 마련했다. 지난달 23일부터 시작해 이달 21일까지 총 5주 동안 운영되는 이 독서교실에 참여한 학부모들은 자녀에게 책읽기 교육을 효과적으로 하는 방법을 익힌다. 독서교실의 마지막 날에는 ‘독서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할 기회도 마련된다.

 

랑랑랑 학부모 독서교실에 참여한 학부모들

   

친구들의 고충 들으며 학교 폭력 막아요

 

학생 자치활동의 일환으로 ‘또래 상담’이 잘 이루어지는 것도 서울구일초의 자랑. 5학년 지원자 중 선발된 어린이들은 일 년 동안 또래 상담가로 활동한다.

 

또래 상담가 어린이들은 먼저 또래 상담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고, 친구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방법을 배운다. 의사소통의 걸림돌은 무엇인지 고민해보는 시간도 갖는다. 친구사이의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스스로 찾고 실제로 또래 상담을 한다. 이후에는 다른 또래 상담가들과 함께 자신이 어떻게 또래 상담을 했는지 사례를 공유하고 개선점을 이야기해본다. 이런 과정은 학교 폭력을 예방하거나 학교 폭력을 초기에 발견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돕는다.

 

어르신 큰 잔치에서 우쿨렐레를 연주하는 서울구일초 어린이들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바른 인성 길러요

 

서울구일초는 어린이들에게 바른 인성을 길러주기 위해서도 노력한다. 가족의 소중함을 배우고 좋은 추억을 간직하도록 매년 ‘구일 가족사랑 걷기대회’를 연다. 참가를 원하는 가족들에게 신청을 받아 주말 하루 서울 구로구 안양천 생태공원에서 걷기 대회가 펼쳐진다. 이날 어린이들은 선생님들이 미리 숨겨놓은 보물을 찾기도 하고, 가족끼리 행복한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콘테스트에 참여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어르신 큰 잔치’도 서울구일초의 특별한 프로그램 중 하나. 매년 5월 열리는 이 프로그램은 서울구일초 어린이들의 할아버지, 할머니를 학교로 초대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행사다. 학생들이 직접 쓴 편지를 전달하는 한편 우쿨렐레 연주, 마술 등 열심히 준비한 재롱을 선보이면서 어른을 존경하고 섬기는 효를 체험하면서 바른 인성을 기른다.

 

▶이원상 기자 leews111@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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