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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눈높이 사설]무인차의 고민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6-06-28 21: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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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자율주행차가 장애물을 보고 멈춰 선 모습. 동아일보 자료사진
 
 

시속 100km로 달리는 전차의 브레이크가 고장 났다. 그대로 질주하면 철로에서 일하는 5명의 인부를 덮칠 게 뻔한데 아래 두 가지 상황이 주어진다면 당신은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1번은 기관사가 선로를 바꿔 행인 1명이 죽는 대신 5명을 살리는 것, 2번은 마침 내 옆에 있던 덩치 큰 행인을 철로로 밀어뜨려 전차를 멈추게 하는 것이다. 1967년 영국 철학자 필리퍼 풋이 제시한 ‘전차 문제(Trolley Problem)’인데 마이클 샌델이 쓴 베스트셀러 ‘정의란 무엇인가’에 등장해 더욱 널리 알려졌다.

 

인공지능을 장착해 운전자의 조작 없이 자율 주행하는 자동차가 개발되면서 무인차의 윤리 문제가 새 관심사로 떠올랐다. 가령, 무인차가 교통사고를 낼 위기에 처했다. 계속 달리면 탑승객은 죽게 된다. 방향을 틀면 탑승객이 살지만 보행자 10명이 목숨을 잃는다. 이럴 때 무인차가 어떻게 움직이게 프로그래밍 하는 것이 옳은가. 최근 학술지 ‘사이언스’에 미국과 프랑스 공동연구진이 192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대다수 사람들은 최대한 많은 생명을 구하는 쪽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그런데 자신과 관련된 상황이라고 가정하면 태도가 달라졌다. 더 많은 보행자를 구하려고 무인차에 탄 나와 가족을 희생시키는 무인차라면 살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그렇다고 제조업체에서 보행자는 무시한 채 탑승객만 우선적으로 보호하는 무인차를 생산할 수 있을까. 거센 비판에 휘말릴 테니 그러긴 힘들 것 같다.

 

이런 고민이 아직은 실감나지 않는다고? 무인차 사업을 진행 중인 구글과 우버 같은 기업들은 이미 미국 내 무인차 관련법 로비(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은밀한 의논)를 위한 협의체를 만들었다. 세계 1위 자동차 부품회사인 보쉬의 한국지사 대표는 완전 자동화된 ‘무인 대리주차 시스템’을 2018년까지 내놓겠다고 공언(공개하여 말함)했다.

 

인공지능이 사람처럼 도덕적 직관을 발휘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발휘한대도 두렵긴 마찬가지다. 인류를 능가하는 지적 능력에 도덕적 직관까지 갖춘 인공지능이라면 미래를 풍성하게 하겠지만 예기치 못한 재앙도 불러올 수 있으니 말이다.

 

동아일보 6월 25일 자 고미석 논설위원 칼럼 정리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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