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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 돋보기]성스러운 길 걸으며 마음 다져요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6-06-23 21:2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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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 유명 순례길

 

우리나라 둘레를 하나로 연결하는 걷기여행길인 ‘코리아 둘레길’이 만들어진다.

 

정부는 최근 청와대에서 ‘문화관광산업 경쟁력 강화회의’를 열고 ‘코리아 둘레길’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2018년에 최종 완성을 목표로 하는 코리아 둘레길은 동해안의 ‘해파랑길’과 비무장지대(DMZ) 근접지역의 ‘평화누리길’에 서해안과 남해안의 걷기여행길을 이어 만든 것. 총 길이는 약 4500㎞로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약 1500㎞)의 3배에 이른다.

 

우리나라를 한 바퀴 도는 장거리 걷기여행길을 만들어 산티아고 순례길처럼 세계적인 도보여행 명소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코리아 둘레길의 ‘롤 모델’인 셈인 산티아고 순례길은 어떤 길일까? 산티아고 순례길과 같은 도보여행 명소는 또 어디에 있을까?

 

산티아고 순례길. 동아일보 자료사진
 
 

야곱의 흔적 찾아 떠나는 산티아고 순례길

 

산티아고 순례길은 유럽 각 나라에서부터 ‘야곱’의 무덤이 있는 스페인의 북서쪽 도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이어지는 길이다. 야곱은 예수의 제자 12명 중 한 명으로 알려진 인물.

 

9세기경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야곱의 유해가 발견됐다고 알려지자 프랑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핀란드, 러시아 등 유럽 각 나라에서 많은 기독교 순례자가 이 도시로 몰리기 시작하며 순례길이 생겼다. 그 중 가장 널리 알려져 있고 많은 순례자가 오가는 길은 프랑스에서 출발하는 이른바 ‘프랑스 길’. 프랑스 남부에서 시작해 피레네 산맥을 타고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약 800㎞를 걸어야 한다. 2015년에 길을 확장해 현재는 총 1500㎞에 이른다.

 

교황 알렉산더 3세는 1189년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예루살렘, 로마와 함께 성스러운 도시로 선포했다. 브라질 출신의 세계적인 소설가 파울로 코엘료가 1987년 산티아고 순례길을 주제로 한 작품 ‘순례자’를 내놓으며 산티아고 순례길은 더욱 유명해졌다. 이후 1993년 유네시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고 유럽은 물론 전 세계의 기독교 신자들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밟았다.

 

구마노고도. 유네스코
 
 

일본왕이 다녀간 순례길 구마노고도

 

구마노고도는 일본 오사카 남쪽 기이반도의 와카야마 현, 나라 현, 미에 현에 걸쳐있다. 구마노는 미에 현에 있는 지역 이름. ‘구마노에 있는 옛길’이라는 뜻인 구마노고도는 총 길이가 307.6㎞나 된다. 전체 코스를 다 걷기 위해서는 한 달은 충분히 걸린다.

 

일본 혼슈(본섬)에서 태평양 쪽으로 튀어나온 기이반도는 대부분이 높은 산맥으로 이뤄져 있는데다 숲이 울창해 말 그대로 ‘기이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예부터 일본인들은 기이반도에 신들이 살고 있다고 믿어 신성하게 여겼다.

 

일본의 토착종교에서는 산, 폭포, 바위, 나무 등의 자연물에 신이 깃들어 있다고 믿었다. 특히 산의 신은 농사를 짓는 데 꼭 필요한 물과 도시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되는 금을 다스린다고 믿었다. 그래서 기이반도를 지나는 ‘구마노고도 순례길’을 만든 것. 일본인들은 험난한 구마노고도 순례길을 걸으면 산신의 축복을 받는다고 믿었다.

 

지역간 잦은 전쟁을 겪었던 11, 12세기에는 사회적 불안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구마노고도 순례길을 찾았다. 11세기 말에는 일본의 시라카와 왕이 직접 구마노고도 순례를 떠나기도 했다.

 

현재는 아름다운 자연 경관으로 유명해 전 세계 각 나라의 관광객이 구마노고도 순례길을 방문하고 있다. 2004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서정원 기자 monica89@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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