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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눈높이 사설]힐러리 최후의 유리천장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6-06-14 21:2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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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연설하는 모습. 뉴욕=AP뉴시스
 
 

힐러리 클린턴만큼 드라마틱한 삶을 살아온 여성 정치인도 드물다. 잘나가는 변호사에서 정치인의 아내로, 퍼스트레이디(대통령의 부인)에서 상원의원으로, 대선 후보에서 국무장관으로, 그리고 두 번의 도전 끝에 마침내 미국 대통령 후보가 됐다.

 

그가 7일 민주당 대통령 최종 후보를 뽑는 경선에서 승리를 확정 지은 후 뉴욕 주 브루클린에서 “오늘의 승리는 누구 한 사람의 승리가 아니라 세대에 걸쳐 투쟁하고 희생하며 이 순간을 가능하게 만든 여성과 남성들의 승리”라고 연설했다.

 

미국에서는 여성이 흑인보다도 참정권(정치에 참여할 권리)을 늦게 부여받았으니 클린턴이 대선 후보가 된 것은 기념비적 사건이다. 미국 국부(國父·나라를 세우는 데 공로를 세운 이)로 추앙받는 토머스 제퍼슨 3대 대통령이 “숙녀들이 정치로 이마에 주름살을 지게 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정치투쟁으로 골머리를 앓는 남편들의 마음을 달래는 데 만족해야 한다”고 말했던 것이 불과 200년 전. 미국에서도 *유리천장은 강고(굳세고 튼튼함)했다.

 

클린턴은 미국 대통령이 될 만한 여성으로 자신의 어머니를 꼽은 적이 있다. 도로시 로댐이 태어난 1919년 6월 4일은 여성에게 참정권을 부여한 미국의 수정헌법이 통과된 날이다. 부모의 이혼으로 여덟 살 로댐은 세 살 여동생의 손을 잡고 시카고에서 캘리포니아의 할머니 집까지 사흘간 기차여행을 한 독립적인 여성이었다.

 

클린턴은 경선 승리를 확정하는 연설에서 또다시 어머니를 언급했다. “어머니는 약자를 괴롭히는 사람한테 절대로 물러서지 말라고 가르쳤는데, 그것은 꽤 옳은 조언이었다”고 말했다. 사실상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를 악당으로 묘사하며 어머니 가르침대로 그에게 맞서겠다는 투지를 보인 것이다.

 

미국의 이번 대선은 정책과 토론이 실종된 최악의 *네거티브 선거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막말로 허풍을 치는 트럼프에 비해 클린턴은 워싱턴의 낡은 기득권 이미지가 부담이다. 최선이 아니면 차악(次惡·최악보다 나은 악을 빗대어 이르는 말)이라도 선택해야 한다는 점에서 미국 유권자는 괴롭긴 하겠지만 그래도 역사는 진보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으면 싶다.

 

동아일보 6월 9일 자 정성희 논설위원 칼럼 정리

 

 

※ 상식UP

 

유리천장: 투명하면서 위를 막는 유리로 된 천장처럼 여성의 승진이나 더 큰 성공을 막는 보이지 않는 차별의 벽을 비유적으로 가리키는 말.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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