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 임성훈

   

《 손용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서울 서초구 GF소아청소년과의원)가 2주에 한 번씩 어린이들의 건강, 인체와 관련된 궁금증을 속 시원히 풀어드립니다.^^ 》

 

Q 소변을 오래 참으면 건강에 좋지 않다고 하는데 왜 그런가요? 또 남자와 여자가 소변을 참는 시간에 차이가 있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지 알려주세요.

 

 

예로부터 ‘소변을 참으면 병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답은 ‘경우에 따라 다르다’입니다. 먼저 소변이 생기는 이유와 배출하는 과정을 알아봅시다.

 

소변은 우리 몸의 암모니아성 노폐물을 배출하기 위해 만들어집니다. 암모니아는 단백질을 대사(영양물질을 분해 또는 합성)하는 과정에 나옵니다. 어류는 아가미로 그대로 배출하고, 조류는 요산으로 변화시켜 대변과 함께 배출하기에 방광이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이 노폐물을 요소로 바꾸어 내보내기에 소변을 저장했다가 적절한 시기에 내보내는 방광이 있는 것이지요.

 

방광은 골반 안에 위치에 있으며, 신장에서 요관을 통해 분당 1∼2cc(1cc는 1ml)씩 소변을 전달받습니다. 성인을 기준으로 보면 하루 1.5∼2L의 물을 마셨을 때 3∼4시간에 한 번 300㏄ 정도의 소변을 보는 것이 적당합니다. 나이가 어릴수록 소변양은 적고 횟수는 많아집니다.

 

요도 긴 남자가 소변 잘 참아

 

남녀 모두 소변양이나 횟수는 비슷하나 소변을 참는 능력은 남자가 조금 더 있습니다. 남자는 방광의 출구를 죄고 있는 괄약근이 안팎으로 2개가 있습니다. 거기에 전립선도 있고 요도의 길이가 16∼18cm 정도로 길며 요도의 모양도 직선이 아니고 굽어 있습니다.

 

그에 반해 여자는 괄약근이 안쪽에 한 개 밖에 없고 전립선이 없지요. 요도의 길이도 4cm인데다가 쭉 뻗어있는 형태라서 남자보다 소변을 참기가 어렵습니다. 그 외에도 임산부나 비만인 사람은 태아와 지방이 방광을 누르기에 소변을 더 자주 보게 됩니다.

 

소변을 참으면 최대 750∼800ml까지 참을 수 있고 이 정도 차서 방광이 터지지는 않습니다. 또 소변을 비우고 나면 방광은 제 모양으로 돌아옵니다. 그러나 반복적으로 지나치게 소변을 참을 경우 방광벽의 근육조직이 약해져 방광의 수축력이 떨어집니다.

 

방광벽에 혹처럼 생긴 ‘방광게실’이 생기고 괄약근의 압력이 지나쳐서 소변을 제대로 못 누게 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방광 안의 소변이 요관으로 거꾸로 흐르는 역류 현상이 일어나 신장이 나빠지기도 합니다. 남자는 전립선염, 여자는 요실금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루 8회 이내면 ‘정상’

 

반대로 소변을 너무 자주 보는 사람의 경우 방광이 소변을 저장할 수 있는 양이 줄어드는 ‘과민성 방광’이나 ‘요붕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어린이 가운데는 1시간에 2∼3번 이상 여러 번 화장실을 들락거리고, 가끔 소변을 지리는 경우 과민성 방광일 확률이 높습니다. 최근 대한야뇨증학회에서 5∼13세 어린이 1만65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16.6%가 과민성방광 증세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하루 5∼6회 정도, 적어도 8회 이내로 소변을 보고, 소변이 남은 느낌이 들지 않아 생활에 불편함이 없다면 정상인 것입니다. 주위 사람과 비교하여 자주 소변을 보거나 횟수가 적다고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손용규 의사선생님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