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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cience]“내가 잡초로 보이니?”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6-05-24 21: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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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물에 사는 ‘염생식물’의 생존비결

갯씀바귀. 국립공원연구원 제공(맨윗사진) 갯완두(가운데 사진) 통보리사초의 싹(맨아래쪽 사진)
 
 

짜디짠 바닷가에서 식물이 살아갈 수 있을까? 보통 식물이라면 죽고 만다. 삼투압 현상 때문이다. 삼투압 현상은 낮은 농도에서 높은 농도로 물질이 이동하는 현상. 즉, 식물 속에 있던 물이 상대적으로 소금물 농도가 낮은 식물 내부로부터 소금물 농도가 높은 바닷물로 이동해 버림으로써 수분을 빼앗긴 식물이 말라죽고 마는 것이다.

 

그런데 바닷가에서도 꿋꿋하게 살아있는 식물이 있다. ‘소금기가 많은 땅에서 자라는 식물’이란 뜻의 ‘염생식물’이 바로 그것. 염생식물은 갯벌, 염전, 간척지 등 소금기가 있는 곳에서도 잘 자란다.

 

최근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충남 태안군 태안해안국립공원에서 최근 촬영한 발아(싹이 생겨남) 상태의 염생식물 10종의 사진을 공개하면서 염생식물의 가치를 강조했다.

 

염생식물의 생존비결은 무엇일까? 염생식물은 생태계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

 

퉁퉁마디. 동아일보 자료사진
 
 

물주머니에 소금물을 ‘꼬옥’

 

염생식물이 살아남기 위한 3가지 비법을 갖고 있다.

 

첫 번째는 삼투압 현상을 이겨내어 말라죽지 않는 기술이다.

 

모든 식물은 세포에 액체를 보관하는 물주머니 기능을 하는 기관인 ‘액포’를 갖고 있는데, 일부 염생식물은 액포가 다른 식물보다 매우 큰 것. 염생식물은 바닷가에서 흡수한 많은 양의 소금물을 이 커다란 액포 속에 넣어둠으로써 자기 몸 속 소금물의 농도가 낮아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면 식물 속 소금물 농도와 바닷가 토양의 소금물 농도가 비슷해져 식물 속 물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일이 생기지 않게 된다.

 

‘퉁퉁마디’, ‘해흥나물’ 같은 염생식물을 씹으면 짠맛이 강하게 나는 것도 이들 식물이 제 몸 안에 소금기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커다란 액포를 가지지 않은 염생식물은 어떻게 살아남을까. 여기서 염생식물이 살아남는 두 번째와 세 번째 기술이 등장한다.

 

둘 다 소금물이 몸 안에 들어와 몸을 망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기술. 액포가 아닌 다른 기관에 소금물이 침투하면 각 기관의 수분을 빼앗으면서 망가뜨리기 때문에 소금물이 몸 안에 머물지 않도록 하는 것은 중요한 생존법이다.

 

두 번째는 소금물을 흡수하자마자 곧바로 배출하는 기능. 어떤 염생식물은 잎 뒷면에 ‘염선’이라는 이름의 하얀 가로줄을 갖고 있는데, 이 기관을 통해 몸에 흡수된 소금 성분을 재빨리 배출한다.

 

세 번째는 소금물을 아예 차단해 몸 안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기능으로, ‘통보리사초’가 대표 사례. 통보리사초는 소금물이 침투할 수 없는 성분으로 잎 표면이 ‘코팅’되어 있다. 통보리사초의 잎이 겉에서 보면 반짝반짝 빛나는 이유는 바로 코팅 성분 때문.

 

갯그령의 싹. 국립공원연구원 제공
 
 

흰발농게의 집

 

한 때 인간에게 ‘바닷가 잡초’로만 여겨졌던 염생식물이지만 알고 보면 생태계에서 큰 역할을 맡고 있다.

 

염생식물은 바닷가의 먹이사슬(먹이를 중심으로 사슬처럼 이어진 생물 간 관계)의 기반. 바다와 육지에서 얻은 영양분을 바탕으로 성장한 염생식물은 죽은 후 미생물에 의해 분해 되면서 플랑크톤, 게, 갯지렁이 등의 먹이가 된다. 갯벌에서 흰발농게, 표범장지뱀(도마뱀의 한 종류) 등 다양한 생물의 서식처나 은신처 역할도 한다. 바다로 들어오는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생태적 기능도 하고, 다채로운 색깔의 바닷가 풍광(경치)을 연출하기도 한다.

 

전남 신안군의 ‘태평염생식물원’에서 자라고 있는 염생식물들. 동아일보 자료사진
 
 

우리나라 해안선을 따라 94종의 염생식물이 사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중 초록빛깔을 띠는 키 10∼30cm의 퉁퉁마디는 서해안에 있는 식물. 잎이 다육질(잎, 줄기, 열매에 즙이 많은 성질)인 퉁퉁마디에는 칼슘이 고등어 한 마리의 30배가 들어 있어 간척지에서 따로 재배되어 소비될 정도다.

 

최대 1m까지 자라는 ‘갯그령’도 빼놓을 수 없는 우리나라 대표 염생식물. 벼과 식물로 우리나라에 가장 넓게 분포한다.

 

▶김보민 기자 gomin@donga.com·이채린 인턴기자

   도움말=국립공원연구원 유류오염연구센터 박정원 책임연구원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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