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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눈높이 사설]조영남과 한강의 작가 정신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6-05-24 21: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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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남. 동아일보 자료사진
 
 

화장기 없는 맨얼굴에 수수한 차림으로 시상대에 선 소설가 한강(46)을 보면서 내면에 침잠(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깊숙이 가라앉음)해 있는 작가정신이 느껴졌다. “오늘이 가장 기쁜 날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더 기쁜 날도 있었다. 행복이란 아주 개인적인 것”이라고 답했다. “상은 금방 잊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계속 쓸 수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한 대목에선 수행자의 고뇌가 읽혔다. 진정한 예술가의 길은 수행정진(불교에서 불도를 닦기를 게을리 하지 않음을 일컫는 말)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한강은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 “불편하고 어렵더라도 삶에 대한 질문들을 나눠 갖기 위해서”라고 했다. ‘삶’의 복잡한 행로에서 잠시 멈춰서 본질을 성찰(자기의 마음을 반성하고 살핌)하는 것이 예술의 본령(근본이 되는 성질)이다.

 

가수 조영남(71)의 대작(代作·남을 대신해 작품을 만듦) 의혹을 지켜보며 그가 ‘그림을 그리는 이유’에 대해 알고 싶었다. 미술계 사람들은 “조수를 쓰는 건 미술계 관행(오래 전부터 해오던 대로 함)”이란 그의 해명에 더 분노하는 분위기다. 40대 화가는 “관행이라면 90%가 그렇게 한다는 건데 어떤 화가가 그러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이명옥 한국미술관협회장은 “스태프가 필요한 분야는 노동집약적이고 반복적인 작업이 필요한 조각이나 설치, 미디어 아트 같은 장르”라며

“섬세한 붓질과 재료 해석이 생명인 회화에서 조수 운운하는 건 화가에 대한 모독(욕되게 함)”이라고 했다. 현대미술의 거장(한 분야에서 특히 뛰어난 사람) 앤디 워홀이나 데이미언 허스트의 협업(함께 힘을 모아 일함)에 빗대는 것도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한 미술계 인사는 “워홀은 ‘복제’라는 수단을 통해 기존 예술에 대한 비판적 메시지를 담았고, 해골에 다이아몬드를 박는 허스트의 작품은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다”며 “조수의 도움을 받아 화투짝 그림을 그린 조 씨를 그들과 비교한다는 것은 거장에 대한 모독”이라고 했다.

 

60대 소설가는 “돈도 많이 벌고 자유롭게 사는 것 같아 부러웠는데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고 억지를 내세우는 모습에 실망이 크다”면서

“삶의 마무리를 생각할 나이에 가까운 사람한테 공격당한 것 자체가 자기 관리를 못했다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조 씨는 활동을 중단하고 자숙(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조심함)하는 것이 팬들에 대한 마지막 도리이리라. . 동아일보 5월 19일 자 허문명 논설위원 칼럼 정리

 

조영남. 동아일보 자료사진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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