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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눈높이 사설]‘가습기 살균제 사망’, 철저히 밝혀내라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6-04-21 21: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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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롯데마트 대표가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에 대한 피해보상안을 발표하며 사과하는 모습. 동아일보 자료사진
 
 

롯데마트 김종인 대표가 18일 자체브랜드 가습기 살균제로 22명이 숨진 데 사과하고 피해 보상을 약속했다. 가습기 살균제 업체가 수습 방안을 내놓은 것은 이로 인한 사망 사건이 연달아 발생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사건 발생 5년 만에 롯데가 피해자들에게 알리지도 않은 채 기자회견부터 연 것은 검찰의 제조업체 소환(불러들임)이 다가오자 처벌의 수준을 낮추기 위해서인 듯하다. 대형 할인점인 홈플러스도 같은 날 오후 보상 의사를 밝혔다.

 

이번 사건은 2001년부터 외국인투자기업 옥시레킷벤키저(옥시)가 폐 손상 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들어간 가습기 살균제를 팔면서 임신부와 영유아 등 최소 143명이 숨져 ‘살인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불린다.

 

외국에선 수영장이나 정화조 청소에 쓰이는 살균제 원료로 만들고도 옥시와 같은 제품을 만든 업체들은 ‘인체에 해롭지 않다’는 문구까지 붙였

다니 *미필적 고의나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해야 마땅하다.

 

피해자들은 2011년 8월 질병관리본부가 조사를 통해 ‘원인이 가습기 살균제로 추정된다’는 결과를 내놓을 때까지 영문도 모르고 숨져갔다. 가장 피해자가 많이 나온 ‘옥시싹싹 가습기 당번’은 같은 해 11월 보건복지부가 거두어들이라는 명령을 내릴 때까지 ㉠12년간 453만 개나 팔렸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정부가 보인 태도는 피해자와 가족들의 가슴에 피멍이 들게 할 정도로 무책임했다. 피해자들은 2012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지만 검찰은 일반 형사사건으로 처리해 검사 1명에게 사건을 넘겼다. 2013년엔 최종 역학조사 결과가 안 나왔다는 이유로 수사를 멈춰 올 2월 전담 수사팀을 꾸릴 때까지 피해자들은 애만 태워야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2년 관련 업체에 52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을 뿐이다.

 

롯데와 홈플러스는 이제라도 사과했지만 업계 1위인 영국계 옥시레킷벤키저가 사망자의 70% 이상이 자사 제품을 쓴 데 대한 책임을 인정하기는커녕 되레 피해자들을 회유(어루만지고 달래어 말을 듣도록 함)하고 있다니 *철면피하다.

 

옥시는 처벌을 피하기 위해 2011년 말 기존 법인을 없애고 새 법인을 만들었는가 하면, 유해성(해로운 성질) 여부 실험을 자사 측에 유리하게 꾸미기 위해 교수들에게 돈을 줬다는 정황(상황)도 나왔다. 검찰은 옥시를 비롯한 관련 기업들이 유해성을 알고서도 살인 제품을 판매했는지 낱낱이 밝혀내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풀어줘야 할 것이다.

 

동아일보 4월 19일 자 사설 정리

 

※ 상식 UP

 

미필적 고의: 어떤 일을 저지르면 잘못된 결과가 생길 것이라는 생각이나 예측을 할 수 있는데도 그 일을 행동에 옮기는 심리 상태.

부작위: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일부러 하지 않음.

철면피: ‘쇠로 만든 낯가죽’이라는 뜻으로 염치없고 뻔뻔한 사람을 이르는 말. ‘철면피하다’는 염치없고 뻔뻔하다는 뜻.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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