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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눈높이 사설]히로시마의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6-04-19 21:3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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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을 찾은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가운데).히로시마=AP뉴시스
 
 

‘리틀 보이.’ 세계사를 바꾼 최초의 원자폭탄 이름이 얄궂다. 1945년 8월 6일 오전 미국 B-29 폭격기 ‘에놀라 게이’(기장 폴 티베츠의 어머니 이름)는 히로시마 시내에 길이 3m, 무게 4.36t의 우라늄 원자폭탄을 투하했다. TNT 폭약 13kt(킬로톤·1kt은 100만kg) 위력의 폭탄이 지상 580m 공중에서 터지면서 버섯구름 아래 모든 것이 지옥이 됐다.

 

7만∼8만 명이 바로 숨졌고 7만여 명이 부상했다. 건물의 69%는 잿더미가 됐다. 일본이 곧바로 항복했더라면 8월 9일 나가사키에 플루토늄 원자폭탄 ‘팻 맨’이 떨어지는 비극을 막았을 것이다.

 

당시 ‘그라운드 제로(핵폭탄이 폭발한 지점)’에서 약 160m 떨어진 히로시마 산업장려관의 돔은 완전히 파괴되지 않았다. 건물 잔해는 히로시마 평화기념관으로 이름 지어져 반핵·평화운동의 상징이 됐고, 1996년엔 미국 중국의 반대에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그 앞을 흐르는 모토야스가와 강을 끼고 원폭의 참상(비참하고 끔찍한 상황)을 일깨우는 히로시마 평화기념 공원이 일대에 만들어졌다. 한쪽엔 2만 명에 이르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비도 있으니 우리에겐 역사적 의미가 무겁다.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11일 이 공원을 찾아 원폭희생자 위령비에 헌화(꽃을 바침)했다. 미국은 원폭 투하는 전쟁을 끝내기 위해 불가피했으므로 사과할 필요가 없다는 태도를 취해왔다.

 

케리 장관이 “이번 방문은 과거에 대한 것이 아니다”며 “현재와 미래에 대한 것”이라고 한 것도 사안의 민감성 때문일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다음 달 G7 정상회의 때 이 공원 방문을 검토하고 있다지만 미국 여론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상황이다.

 

일본이 과거사를 부정하며 세계 유일의 원자탄 피폭 국가라는 점만 부각시키는 것은 가해자가 피해자처럼 구는 것이어서 공감하기 어렵다. 다만 핵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상기하며 핵 확산 방지를 위한 국제사회의 연대를 강화하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의미가 있을 것이다. 71년 전보다 폭발력이 커진 핵폭탄이 만약에 사용된다면 히로시마의 수백 배에 달하는 참극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동아일보 4월 12일 자 한기흥 논설위원 칼럼 정리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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