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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예술과 삶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6-04-06 22:5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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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선 살려 생동감 넘치는 건축물을

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예술과 삶

 

자하 하디드. 동아일보 자료사진

2014년 서울 중구에 외계에서 온 비행접시를 떠올리게 하는 은빛 건물이 들어섰다. 네모반듯하게 솟은 콘크리트 건물들 사이에 납작하고 둥근 모습으로 유독 눈에 띄는 이 건물은 바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이 건물을 디자인한 사람은 이라크에서 태어난 여성 건축가 자하 하디드(1950∼2016).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그가 심장 마비로 세상을 떠나면서 그가 설계한 인상적인 건축물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자하 하디드는 2004년에 여성 최초로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할 만큼 세계가 인정한 건축가였다. 지난해에는 1834년 설립된 영국왕립건축가협회(RIBA)에서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금메달을 받았다.

 

자하 하디드의 대표적인 건축물과 함께 그에 얽힌 삶을 들여다보자.

 

 

차별과 편견을 딛고 일어서다

 

 

연극 ‘진구는 게임 중’의 한 장면. 학전 제공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중국 광저우 오페라하우스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에서 태어난 자하 하디드는 레바논 베이루트아메리칸대학교에서 수학을 전공했다. 이후 영국 런던에서 영국건축협회 건축학교를 다녔다. 졸업 후에는 세계적인 네덜란드의 건축가 렘 콜하스 밑에서 일하다가 1979년 런던에 자신의 이름을 딴 건축사무소를 열었다.

 

건축가로서 그의 삶은 순탄하지 않았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편견과 차별. 지난해 언론 인터뷰에서 그는 “여자이고 이라크에서 태어났다는 것 때문에 생기는 차별에 맞서 싸워야 했다”고 말한 바 있다.

 

백인, 남성 중심인 서양 건축계에서 이라크 여성 건축가로 일하는 것이 힘겨웠던 것. 함께 일하는 사람과 건축물을 의뢰하는 고객이 대부분 남성이어서 긴밀한 협력과 대화가 이뤄져야 하는 설계과정에서 여자란 이유로 무시를 받는 일이 종종 발생했다고 그는 전했다.

 

 

‘곡선의 여왕’

 

 

건물의 곡선 모양이 인상적인 헤이다르 알리예프 센터

자하 하디드가 이런 편견을 딛고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1993년 독일의 ‘비트라 소방서’를 지으면서다.

 

스위스 가구제조 회사인 비트라는 1981년에 독일에 있는 제조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바람에 큰 피해를 입었다. 공장 근처에 소방서가 없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비트라는 공장부지 안에 자체적으로 소방서를 짓기로 한다.

 

소방서 설계자로 나선 자하 하디드는 먼저 주변 환경을 살폈다. 비트라 공장 주변에는 농경지와 포도밭이 펼쳐져 있었다. 이런 풍경을 해치지 않고 건물을 짓고자 했던 자하 하디드는 건물을 높게 쌓아올리는 대신 길이가 90m에 달하는 좁고 긴 건물을 지었다. 건물 뒤로 주변 농경지의 풍경이 보이도록 함으로써 주변환경과 어울리는 건물을 완성시킨 것이다.

 

자연을 사랑한 그는 직선보단 곡선을 주로 사용하며 건축물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그래서 그는 ‘곡선의 여왕’으로도 불린다. 멀리서 보면 둥근 자갈처럼 보이는 DDP에서도 이런 특징이 엿보인다. 2010년 중국 광저우에 지어진 오페라하우스는 상어 머리를 닮았고, 2012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 만들어진 문화센터인 헤이다르 알리예프 센터는 바람에 날리는 치마를 닮았다. 이들 건축물은 모두 자하 하디드의 작품이다.

 

 

매순간 도전하며 극복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서울디자인재단 제공

그의 파격적인 디자인은 때론 사람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처음 건축사무소를 차렸을 때는 번번이 설계가 퇴짜를 맞기도 했다. 지나치게 독특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설계도만 그릴 뿐 진짜 건물은 짓지 못한다’는 뜻에서 ‘페이퍼 아키텍트(paper architect)’, 즉 ‘종이 건축가’라는 비아냥거림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이런 비난에 흔들리지 않고 건축 철학을 지켜나갔다. 언론 인터뷰에서 자하 하디드는 “매순간이 도전의 연속이었다”라면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고민하고 부딪히고 깨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들의 비난을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과정에서 그는 세계적인 명성을 쌓을 수 있었다.

 

▶이원상 기자 leews111@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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