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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cience & IT]“햇빛이 늘었으니 꽃 피워야지”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6-04-05 21:4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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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은 어떻게 봄을 알까?

 
 
 
매화(왼쪽)벛꽃(가운데)유채꽃(오른쪽)

 

 

지난해도 피었던 꽃이 잊지 않고 또 피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봄꽃의 계절이 왔다. 개나리, 벚꽃, 진달래는 한 해도 거르지도 않고 매년 봄이면 꽃망울을 터뜨린다.

 

혹시 이들 식물 안에 컴퓨터와 같은 장치가 숨어있어 개화(식물의 꽃이 핌) 시기를 정확히 알려주는 것은 아닐까? 만약 이런 장치가 있다면 정체는 무엇이며, 어떤 원리로 작동할까?

 

이일하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식물은 ‘낮의 길이’와 ‘기온’의 변화를 포착해 개화시기를 파악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의 도움말로 식물이 어떻게 낮의 길이와 기온을 알아차려 꽃을 피우는지 살펴봤다.

 

개나리

 

 

식물은 ‘낮의 길이’를 안다

 

식물이 낮과 밤의 길이를 인식해 개화시기를 결정한다는 사실은 1920년 미국 가너 박사와 엘러드 박사에 의해 밝혀졌다. 이들은 온실에서 한 식물을 연구하던 중 꽃을 피우지 못하는 개체를 발견했고 이를 그저 ‘돌연변이’라고 생각해 들판에 버렸다. 그런데 들판에 버려진 이 식물은 놀랍게도 이후 꽃을 피웠다.

 

두 박사는 ‘온실 안에서는 빛이 24시간 내리쬐지만 들판에는 낮에만 해가 떠 있어 빚을 쬐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다’는 사실에 주목해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를 통해 밝혀진 것은 이 식물은 햇볕이 내리쬐는 낮의 길이가 짧을 때 꽃을 피우는 식물이었다는 것이다.

 

이를 계기로 많은 연구자들에 의해 식물은 ‘낮의 길이’에 따라 꽃이 피는 시기가 달라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낮의 길이에 따라 꽃을 피우는 시기가 다른 식물들은 다음 세 종류로 나뉜다. △낮이 12∼14시간으로 긴 조건에서 꽃을 피우는 벚꽃 진달래 같은 ‘장일식물’(봄꽃) △낮이 12시간보다 짧을 때 꽃을 피우는 ‘단일식물’(가을꽃) △낮의 길이에 영향을 받지 않고 꽃을 피우는 민들레 해바라기 등 ‘중일식물’이다.

 

생체시계로 계절 알아채

 

그렇다면 식물은 어떻게 낮의 길이가 짧아지는지, 혹은 길어지는지를 아는 걸까? 바로 ‘생체시계’가 있기 때문이다.

 

생체시계란 한 생물이 살아가는 일정한 리듬이 기억되어 있는 일종의 장치. 예를 들어 한국에 살던 우리가 남미에 있는 브라질로 여행을 떠날 때를 가정해보자. 브라질에서 늦은 밤이 되어도 우리는 쉽게 잠에 들지 못한다. 우리의 생체시계는 그 시간에 ‘지금은 낮이야’라고 말해주고 있기 때문.

 

식물도 마찬가지다. 생체리듬에 따라 겨울철 식물들은 ‘늘 빛이 조금만 들어오네’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계절이 바뀌어 봄이 되면서 햇빛이 늘어나면 식물들은 ‘어? 예전보다 빛이 더 많이 들어오네?’라고 의아하게 생각하는데, 바로 이 순간 계절의 변화를 알아채는 것. 이때 장일식물의 경우 ‘FT 단백질’ 호르몬이 생성되고 이 호르몬이 꽃이 피게 만든다. 같은 원리를 적용하면, 단일식물의 경우는 낮이 짧아질 때 FT 단백질이 더 많이 생기면서 꽃이 핀다.

 

온도 변화도 꽃 피워요

 

일반적으로 식물은 15도 이상의 온도에서 개화가 잘 일어난다. 4∼15도의 낮은 온도에서는 개화작용이 비교적 느리게 일어난다. 낮은 온도에서

는 식물의 대사작용(생물체 내에서 물질이나 에너지가 이동하는 작용)이 느려지기 때문.

 

꽃눈(꽃봉오리가 맺히기 전의 싹) 단계에 머물던 조직이 온도가 15도에 가까워지는 봄이 되면 세포분열이 활발해지면서 꽃을 피우는 것. 최근 지구온난화가 심해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봄꽃이 일찍 피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런데 식물 중에는 저온(약 4도 이하)을 일정 기간 겪어야 꽃눈이 세포분열을 일으켜 꽃이 되는 것도 있다. 밀, 보리 등 겨울에 자라는 식물이 이런 부류다.

 

▶김보민 기자 gomin@donga.com·이채린 인턴기자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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