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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눈높이 사설]돌아온 이발소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6-03-31 21:4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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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바버숍에서 이발 서비스를 받는 모습. 동아일보 자료사진
 
 

‘청와대 3인방’ 중 핵심인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이 쓰는 방은 박근혜 대통령의 집무실과 붙어 있다. 과거 남성 대통령들의 이발실로 쓰였던 공간을 개조한 것이다. 남성 대통령들은 바로 옆에 있는 이발실에서 머리를 다듬으며 휴식을 취하곤 했다. 말 그대로 권력과 아주 가까운 자리에 자리한 방이다.

 

미장원이 아줌마의 사교장(사람들이 모여서 서로 사귀는 곳)이라면 동네 이발소는 남성의 사랑방이었다. 미국도 마찬가지였다. 무반주 남성 4중창을 뜻하는 ‘바버숍(영어로 ‘이발소’라는 뜻) 콰르텟’은 19세기 말 흑인 이발소에서 탄생했다. 자기 순서를 기다리면서 손님들이 화음에 맞춰 흑인영가(미국의 흑인들이 노예시대에 부르기 시작한 민요) 포크송을 부른 것이 그 시발점이다. 1938년 바버숍하모니협회가 결성된 뒤 지금은 매년 아카펠라(반주 없는 합창)로 부르는 국제대회가 열릴 만큼 인종과 남녀를 불문하고 사랑받는 음악 장르가 됐다.

 

남녀 모두 미용실을 드나들면서부터 주변에서 이발소 간판을 찾기 힘들어졌다. 그럴수록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도 커지는 법.

 

인천시가 2013년부터 ‘친근한 우리 동네 이발소 살리기’ 사업을 추진한 결과 이용자가 꾸준히 늘어난다는 소식이다. 참여한 15곳의 인테리어 개선, 기술 교육 등을 지원하면서 젊은 손님들의 발길이 늘었다는 것이다.

 

많은 이들에게 이발소라고 하면 영화 ‘효자동 이발사’의 풍경이 떠오르겠으나 요즘은 고급화 추세로 주목받고 있다. 외모 꾸미기에 관심 많은 사람들을 겨냥해 고급 이발소가 등장한 것이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작년 패션매장과 결합된 세련된 복고풍 이발소를, 현대백화점 판교점도 이발 서비스 공간을 마련했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가 대결한 장소인 서울 포시즌스호텔의 경우 최근 위스키를 마시면서 영국식 습식 면도와 이발 서비스를 받는 공간을 열었다. 면도 6만6000원, 면도와 커트를 합치면 13만2000원 등 가격이 만만치 않다. 고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발소는 서구식 ‘바버숍’임을 강조한다.

 

‘추억의 이발소’가 서서히 되살아나고 고품격 바버숍이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는 걸 보니 ‘남성 화장품 소비 세계 1위 국가’란 사실이 새삼 실감난다.

 

동아일보 3월 24일 자 고미석 논설위원 칼럼 정리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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