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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직업 24시] [이 직업 24시]이소영 식물세밀화가를 만나다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6-03-22 22:4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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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세밀화, 예술 아닌 과학이죠”

식물세밀화가 이소영 씨(가운데)를 만난 경기 수원율전초 6학년 조수연 양(왼쪽)과 대전글꽃초 6학년 안도현 양

꽃잎의 모양, 뿌리에 난 솜털, 잎맥의 방향…. 식물세밀화에는 식물의 아주 작은 부분까지 묘사된다. ‘식물을 자세하고 꼼꼼하게 그린 그림’이라는 의미의 식물세밀화는 식물도감이나 식물 관련 연구 자료에 활용되는 그림 자료.

 

이소영 씨(32·여)는 식물을 보존하고 연구하는 정부 기관인 국립수목원에서 식물세밀화가로 근무하다 현재는 프리랜서로 활동 중인 식물세밀화가다. 식물세밀화가는 어떻게 자세하게 식물의 그림을 그릴까?

 

식물과 그림에 관심이 많은 어린이동아 애독자 안도현 양(대전 중구 대전글꽃초 6)과 조수연 양(경기 수원시 수원율전초 6)이 21일 이 씨를 경기 남양주시에 있는 그의 작업실에서 만났다.

 

이소영 씨가 그린 속단아재비 식물세밀화. 이 씨 제공

사진보다 정밀한 그림

 

“식물세밀화와 정물화, 풍경화는 식물이 등장한다는 점에서는 같아요. 하지만 그리는 사람의 감상이 들어간 그림인 정물화 풍경화와 달리 식물세밀화는 사실적으로 그 종의 특성을 담는 그림이에요. 감상이 들어가지 않지요.” (이 씨)

 

이 씨는 어린이들에게 식물도감을 펼쳐 보여주며 “식물세밀화는 예술이 아니라 과학”이라고 말했다. 식물을 연구하는 과학 학문인 식물학의 한 분야라는 것. 식물학자들의 논문에는 대부분 사진이 아닌 그 식물의 식물세밀화가 함께 실린다. 사진도 있는데 왜 그림을 실을까?

 

이 씨는 “꽃의 수술이 어떤 모양인지, 잎맥이 어떻게 나 있는지는 사진 한두 장으론 알기 어렵다”면서 “식물세밀화는 오랜 시간을 들여 현미경으로 식물의 부분 부분을 관찰해 그리기 때문에 사진보다 더 명확하게 그 식물의 특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민들레 그려보세요”

 

조 양이 “식물세밀화를 그리는 과정이 궁금해요”라며 질문했다. 이 씨는 “그릴 식물이 정해지면 우선 그 식물에 대한 논문을 읽고 자료를 모으며 조사한다”고 말했다. 조사를 마치면 실제 그 식물이 사는 곳, ‘자생지’를 찾아가 식물이 사는 모습을 스케치한다. 이 씨는 “산과 들을 다니다보면 곤충이나 뱀을 만날 때도 있다”면서 웃었다. 자생지에서 해당 식물을 채집한 다음, 현미경으로 찬찬히 살펴보며 그림을 완성한다.

 

이날 두 어린이는 화단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회양목의 식물세밀화를 이 씨와 함께 그려봤다. 이 씨는 “회양목은 타원형의 초록색 잎만 있지 꽃은 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자세히 보면 노란 꽃이 있다”면서 “그리고 나서는 날짜와 장소, 식물의 이름을 적어주면 좋은 기록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어린이들이 관찰하고 그리기 좋은 식물로 ‘민들레’를 추천했다. 주변에서 보기 쉽고, 꽃 색깔과 꽃받침 모양이 다른 서양민들레와 토종민들레의 차이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는 것.

 

이 씨가 회양목의 꽃을 현미경으로 살펴보고 있다

“우리가 모르는 식물의 모습 찾아봐요”

 

안 양이 “가장 기억에 남는 식물세밀화는 무엇인가요”라고 질문했다. 이 씨는 “2014년 세계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새로운 식물 종류가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적이 있다. ‘속단아재비’라는 종을 학계에 발표할 때 내 그림도 함께 보고 되어 매우 뿌듯했다”고 답했다.

 

식물세밀화가가 되기 위해선 원예학과 같은 식물 관련 학문을 공부하면서 그림 그리는 기술을 익히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한다고 이 씨는 강조했다. 그는 ‘식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하면서 “식물학은 미래 식량부족과 환경오염에 시달리는 인류에게 매우 중요한 학문이 될 것이므로 식물세밀화가를 꿈꾸는 어린이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식물에는 다양한 모습이 있어요. 우리가 먹는 ‘양파’는 뿌리에요. 이 양파도 꽃이 피고 줄기가 자란답니다. 우리가 아는 모습이 아닌 식물의 여러 모습에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면 식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자라날 거예요.” (이 씨)

 

▶글 사진 남양주=김보민 기자 gomin@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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