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스포츠 이벤트인 ‘슈퍼볼’의 50번째 우승팀이 최근 가려졌다. 슈퍼볼이란 매년 1∼2월 열리는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챔피언 결정전.

 

7일 저녁(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치러진 50번째 슈퍼볼 경기는 아메리칸풋볼콘퍼런스(AFC) 소속 덴버 브롱코스가 내셔널풋볼콘퍼런스(NFC) 소속 캐롤라이나 팬서스를 24대 10으로 이기며 막을 내렸다. 이로써 덴버는 1999년 우승 이후 17년 만에 슈퍼볼 정상을 차지했다.

 

슈퍼볼 경기가 치러지는 내내 미국은 함성으로 뒤덮였다. 슈퍼볼 경기가 있는 날 대부분의 미국인은 일찍 집에 와 TV 앞에 앉는다. 이번 슈퍼볼 경기 시청자 수는 약 1억1190만 명. 미국인의 약 3분의 1 정도가 슈퍼볼 경기를 시청한 것.

 

대체 ‘슈퍼볼’이 뭐기에 미국인들이 이토록 열광하는 것일까?

 

 

‘한판 승부’의 짜릿함

 

 

7일 미국 산타클라라의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제50회 슈퍼볼 경기가 열리는 모습. 산타클라라=AP뉴시스

슈퍼볼은 1967년부터 시작됐다. 높은 관객석 때문에 푹 꺼져 보이는 미식축구 경기장이 마치 커다란 그릇(Bowl)과 같이 생겼다고 해서 ‘슈퍼볼(Super Bowl)’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미국의 프로미식축구리그인 NFL은 NFC 소속 16개 팀과 AFC 소속 16개 팀 등 총 32개 팀이 동부·서부·남부·북부로 나뉘어 한 해에 16경기씩 치른다. NFC와 AFC의 우승팀이 맞붙어 미국의 챔피언을 가리는 경기가 바로 슈퍼볼. 슈퍼볼은 매년 1월 말에서 2월 초 일요일에 열리는데, 이날을 ‘슈퍼선데이(Super Sunday)’라고 부른다.

 

슈퍼볼은 미국 최고의 미식축구팀을 ‘한판승부’로 가려낸다는 통쾌함 때문에 미국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한 해에 딱 한 번 치러지는 경기이기 때문에 경기에 참여한 모든 선수가 자신의 기량을 한껏 펼쳐 보이는 기회. 쉴 틈 없이 흥미진진하고 치열한 경기가 이어진다.

 

미국인들이 미식축구에 열광하는 이유는 미국의 역사적 정신이 경기에 녹아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상대편의 수비진을 뚫고 전진해 상대 쪽 엔드존(경기장 끝 구역)에 공을 가져가(터치다운) 점수를 얻는 경기 방식은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인 인디언들을 몰아내고 영국과의 전쟁을 통해 독립한 미국의 개척 역사를 떠올리게 한다.

 

 

광고료, 1초에 ‘2억 원’

 

 

현대차 슈퍼볼 광고의 한 장면. 동영상 캡처

슈퍼볼 경기에는 세계적으로 쟁쟁한 기업들이 광고를 내보내기 위해 줄을 선다. 슈퍼볼에 광고를 싣는 것은 ‘세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기업’ 중 하나라는 증거. 올해 우리나라에서는 LG전자와 현대·기아자동차가 슈퍼볼 광고를 내보냈다. 2013년에는 우리나라의 가수 싸이가 한 미국 식품기업의 슈퍼볼 광고에 모델로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슈퍼볼의 TV 중계 광고 단가는 1초에 약 2억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진다. 30초짜리 광고 한 편을 내보내기 위해서는 60억 원이나 필요한 셈이다.

 

1967년에 치러진 첫 번째 슈퍼볼 경기의 입장권 가격은 12달러(약 1만4000원)였다. 해가 거듭될수록 입장권 가격이 크게 뛰어 현재는 수백만 원이 훌쩍 넘는다.

 

미국의 온라인티켓 판매 사이트인 시트긱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슈퍼볼 경기의 입장권 평균가격은 4957달러(약 600만 원). 경기장과 가까운 자리는 2만 달러(약 2400만 원)가 넘는다. 경기장 안에 별도로 마련된 특별관람석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50만 달러(약 6억 원)를 지불해야 한다.

 

▶서정원 기자 monica8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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