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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눈높이 사설]저커버그의 옷장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6-02-04 22:5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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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공개한 옷장(맨위 사진)과 회색 티셔츠를 입은 그의 모습. 페이스북 캡처

“무엇을 입어야 할까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가 육아휴직을 끝내고 출근하는 날 회색 티셔츠와 진회색 후드 티로 가득한 자신의 옷장을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하며 물었다. 저커버그가 티셔츠와 후드 티를 즐겨 입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똑같은 옷이 여러 벌 걸려 있는 모습에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그는 페이스북 사용자와의 응답시간에 “이 공동체를 위한 일 말고는 결정해야 할 일의 가짓수를 줄이고 싶기 때문”에 똑같은 옷을 입는다고 말했다.

 

2011년 세상을 떠난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패션디자이너 이세이 미야케가 디자인한 검은색 터틀넥과 패션브랜드 리바이스의 청바지, 뉴발란스 운동화가 그를 대표하는 스타일이었다. 잡스는 “날마다 뭘 입을까 걱정할 필요 없고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 수 있다”고 이유를 댔다. 1980년대 초 일본 소니사를 방문한 그는 소니 직원들의 유니폼에 감명받아 애플에도 유니폼을 도입하려 했다. 직원들의 반발에 유니폼은 포기했지만 그 대신 ‘잡스 유니폼’을 만들었다. 잡스는 자신의 전기 작가에게 “평생 입을 만큼 충분한 터틀넥을 갖고 있다”고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저커버그와 비슷한 이유로 푸른색 또는 회색 정장만을 입는다. 그는 2012년 언론 인터뷰에서 “결정하는 일을 줄이려고 노력 중이다. 뭘 먹을까, 뭘 입을까 하는 문제까지 결정하고 싶지 않다. 결정해야 할 너무 많은 사안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최고지도자로서의 스트레스가 느껴지지만 일하는 여성의 옷 스트레스와 비할 수 있을까 싶다. 한국 최초의 패션디자이너 노라노(88)는 그래서 40대부터 검은색만 입는다.

 

너무나 많은 선택지 앞에서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는 현대인의 병리 현상을 ‘결정 장애’라고 한다. 저커버그의 경우 결정 장애라기보다는 의상 선택에 소모되는 시간과 에너지까지 아까워 아예 선택지를 없애버린 것 같다. 바쁜 삶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과감히 없애버리는 집중력이 있었기에 성공이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위기에 맞춰 옷을 선택하는 감각도 현대인에게 소중한 자산이다.

 

동아일보 1월 28일자 정성희 논설위원 칼럼 정리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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