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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눈높이 사설]굿바이 ‘쌍문동 10통 2반’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6-01-21 22:5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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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출연 배우들. tvN 제공

1단 부음(사람이 숨졌다는 것을 알리는 말이나 글) 기사에 실린 이름은 낯설어도 사진 속 얼굴이 친근하다. 최근 69세 나이로 세상을 떠난 영국 배우 앨런 리크먼(1946∼2016). 영화 ‘해리 포터’에서 음울한 스네이프 교수로 열연한 인물이다. 이름은 가물가물했어도 예전에 알던 사람의 타계(인간계를 떠나 다른 세계로 간다는 뜻으로 귀한 사람의 죽음을 이르는 말) 소식을 들은 듯 허전했다.

 

늘 주인공만 맡는 톱스타는 별세계에 있는 듯 멀게 느껴지는 데 비해 짧은 시간에 머리에 ( ㉠ )되는 연기를 보여주는 명품 조연은 훨씬 살갑게 다가온다. 주인공 못지않게 관객들 마음을 훔치는 명연기를 펼치는 배우를 ‘신스틸러(scene stealer)’라 부른다. 작년 9월 제주도에서 열린 제1회 신스틸러 페스티벌에서 오랜 세월 조연을 맡은 배우들이 레드카펫에 나란히 올라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최근 막을 내린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응팔)’은 모처럼 2030(20∼30대), 5060(50∼60대) 세대 구분 없이 사랑받은 드라마였다. 사람의 향기를 담아내 ‘세대 통합’에 기여했기에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응팔’ 성공 비결로 신스틸러의 캐스팅을 빠뜨릴 수 없다. ‘치타여사님’을 포함한 보라엄마, 선우엄마 등 아줌마 삼총사에 모자란 듯 보여 정이 가는 정봉이, 흥 많은 쌍문고 학생주임, 절제된 연기의 꼬마 진주 등. 찾아보면 주변 어딘가에 있을 법한 이웃으로 완벽 빙의(영혼이 옮겨 붙은 것을 뜻하는 말로 여기서는 ‘진짜 그 사람인 듯 연기하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그들을 더는 볼 수 없다는 게 아쉽다.

 

드라마와 영화의 완성도는 주인공과 더불어 그를 뒷받침하는 조연들이 얼마나 당당한 존재감을 보여주느냐에 의해 좌우된다. ‘응팔’에서 시청자들이 1988년도 그때 그 시절, 쌍문동 10통 2반 이웃들의 가슴 뭉클한 사연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것도 다양한 신스틸러가 저마다 제 몫을 해낸 덕이다.

 

그래서 광고 출연 개수로 따지면 7수생 출신 정봉이(안재홍)가 주인공인 덕선(혜리)과 택(박보검)에 이어 3위란 소식이 반갑다. 현실에서도 응달에 선 조연들이 제대로 조명 받고 대접도 받는 세상이 된다면 좋으련만.

 

동아일보 1월 18일자 고미석 논설위원 칼럼 정리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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