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은 추위에 노출되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혈관을 확장시켜 온몸 구석구석으로 피를 보냅니다. 그래서 추운 곳에 있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몸에 열이 나면서 발이나 코끝, 볼 등이 빨개지지요.

하지만 추위에 오래 노출되면 반대로 우리 몸은 중요한 몸을 먼저 보호하기 위해 덜 중요한 몸의 끝 부분으로 피를 보내지 않으려고 손발의 혈관들을 먼저 쪼그라들게 만듭니다. 체온이 유지가 되지 않은 부분의 조직들은 체액이 얼게 되고 혈관세포들은 죽어 피가 완전히 막히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피부와 다른 조직들이 심한 추위로 얼어 혈관이 쪼그라들면서 피가 통하지 않아 죽는 현상을 ‘동상’이라고 합니다.

옷 젖으면 동상 위험

대개 영하 7도의 환경에서 7∼18시간 정도 노출되면 동상이 생긴다고 합니다. 동상은 심장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부위, 특히 손 발 귀 코 뺨과 같이 바깥에 많이 노출되는 부위에서 잘 일어납니다.

어린이들은 어른보다 피부를 통한 열 발산(밖으로 퍼져 나감)이 잘 되고 겨울에도 추운 곳에서 노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동상에 걸릴 확률이 높습니다. 또 젖은 옷을 입고 있거나 차가운 금속에 접촉하여 오랜 시간 있을 경우에는 몸의 열을 많이 빼앗겨 동상의 진행이 빨라집니다.

스케이트나 스키를 타는 경우에는 두꺼운 옷을 입고 활동하다 땀을 흘리고 눈에 넘어지면서 옷이 젖게 되지요. 이때 옷을 빨리 갈아입거나 따뜻한 곳에서 말리지 않는다면 추운 곳에서 옷이 그냥 얼어버리기 때문에 동상에 걸리기 쉽습니다.

여벌 옷 준비해요

동상에 걸리면 그 부위가 차갑고 창백해지면서 저리거나 감각이 떨어지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심하면 빨갛게 부어오르면서 수포(물집)가 발생하기도 하지요. 이런 증상은 동상정도에 따라 1도, 2도, 3도로 나눕니다. 1도 동상은 손과 발끝이 저리고 뺨이 뻣뻣한 증상이 나타나면서 감각장애가 있을 때를 말하고, 2도 동상은 동상 부위에 수포가 생기는 정도까지를 말합니다. 3도 동상 정도가 되면 피부 세포가 죽기 시작해 감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입원치료를 해야 합니다.

동상은 무엇보다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우선 따뜻한 곳으로 빨리 들어가서 38∼42도 정도의 따끈한 물에 언 부위를 20∼30분간 담가두는 것이 좋습니다. 언 부위의 조직을 녹임과 동시에 주변 혈관을 풀리게 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이때 낮은 온도의 물은 효과가 떨어지고 높은 온도의 물은 화상의 위험이 있으므로 적절한 온도가 중요합니다.

또한 얼음 결정이 상처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언 부위를 문지르거나 주무르면 안 됩니다. 언 부위를 빨리 녹이겠다는 생각으로 히터와 같은 난방기구에 손상부위를 가까이 대면 오히려 화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응급조치 이후에는 곧바로 병원에 가도록 해야 합니다.

동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체온 유지가 중요합니다. 따뜻하고 건조한 외투를 여러 겹 입도록 하고, 땀에 젖지 않도록 자주 통풍을 시키도록 합니다. 오랜 시간 추운 곳에 있어야 한다면 땀으로 젖은 옷이나 양말, 신발들을 갈아 입거나 신을 수 있는 여벌을 준비하는 것도 좋은 예방법입니다.